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한국의 대기업인 삼성과 현대, SK, LG 등이 엔화 약세의 위협을 느끼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닛케이는 최근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 일본과 입장이 역전, 엔저(엔화 약세)는 리스크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엔화가 20년 전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 정세는 크게 바뀌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그간 엔화 약세는 일본의 수출경쟁력을 높여 경쟁국인 한국 기업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이유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다.
닛케이는 "일본의 반도체산업은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독자적인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했다"며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제 일본 차의 대체품을 파는 처지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엔저가 일본 수출기업에 큰 도움이 안 된다면 또 다른 방법으로는 유학생과 여행객 등을 통해 달러를 벌어들이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일본 내 외국인 관광이 막혀 엔화 약세를 유지해도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다.
닛케이는 과거와 경제 상황이 달라진 만큼 경제 정책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성장했다. 엔화 약세와 국내 성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은 아시아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게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와타나베 다카히코 센슈대 상학부 교수는 "엔화 약세가 향후 1~2년 동안 계속된다면 인수합병(M&A)을 통해 동남아 진출에 속도를 내기란 어려워진다"며 "하지만 일본 제조업체로서는 중국과 러시아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동남아로의 투자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