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유의 거대 야당이 환골탈태해야 나라가 산다

윤석열 정부가 10일 최악의 경제·안보·정치 환경에서 출범했다.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로 안보 불안은 커지고 고물가·고환율·고유가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경기 침체 징후도 뚜렷해지고 있다. 국회는 압도적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해 행정 권력과 의회 권력이 맞서는 기형적 체제이다. 과거에도 여소야대(與小野大) 체제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거대 야당(168석)과 소수 여당(109석)의 의석 차가 심한 경우는 없었다.


새 정부가 다층 위기를 이겨내려면 어느 때보다 행정부와 국회의 협력과 여야의 협치가 절실하다. 협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지켜지는 가운데 국정을 위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이뤄지는 것이다. 민주당이 진정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중차대한 시기에 갓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지난 5년 동안 온갖 정책 실패로 국민들을 힘들게 했다. 조국 사태로 국민을 갈라놓았고 이념에 매몰된 정책과 포퓰리즘으로 저성장을 고착시켰으며 부동산 대란과 일자리 쇼크를 초래했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과오를 반성하며 환골탈태해 국정에 협조한다면 나라도 살리면서 재집권이 가능한 정당으로 비칠 수 있다. 민주당은 당장 한덕수 총리 후보자를 인준해 새 정부의 초대 내각이 진용을 갖출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21대 국회 하반기에 국회의장을 또 맡게 되는 민주당은 당초 약속대로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겨 ‘입법 폭주’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엄중한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하려면 국민 통합과 협치 외에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협치가 가능해지려면 민주당이 오기와 몽니의 습성을 버리고 새 정부 발목 잡기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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