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하루만에…여야, ‘반지성주의’로 극단 대결

국힘 “반지성적 논쟁 끊고 발목잡기 멈춰야”
민주 “尹에게 가장 결핍된 언어가 지성”

김기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야가 윤석열 정부 출범 하루만에 ‘반지성주의’ 공세를 펼쳤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민주주의를 위기로 빠뜨리는 원인으로 지목한 ‘반지성주의’를 두고 여야가 네탓 공방을 펼친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11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반지성적이고 비생산적 논쟁과 대립의 고리를 이제 그만 끊어내고 여야와 새 정부가 대한민국 재건 위한 협치에 나설 때”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는 것을 지적하면서 나온 말이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의 근거 없는 발목잡기로 인해 (새 정부) 출범 첫날부터 추경호 총리권한대행과 차관체제가 이끄는 반쪽내각으로 시작해야만 하게 됐다”며 “국회 절대다수 의석을 국민을 위한 봉사의 지팡이로 쓰지 않고 자신들의 의회권력 유지를 위한 흉기로 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 재합의 요구에도 “아예 대놓고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지난 5년 민주당이 오만과 독선, 폭거의 칼 휘두르다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던 만큼 이제는 대선 패배결과를 받아들이고 폭거 멈출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나 홀로 민주당이 돼서 국정 발목잡기, 반대를 위한 반대를 계속하면 이건 결국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대선 불복과 다름없다”며 “끝내 내로남불과 불통, 오만, 독선의 DNA를 버리지 않다가 또다시 국민의 엄중한 심판 받는 일 없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게 가장 결핍된 언어가 ‘지성’이라고 맞받아쳤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 위기의 원인은 반지성주의라고 규정하고, 비판 세력을 반지성주의로 공격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며 “구조적 성 차별은 없으며, 여성가족부는 폐지해야 하고 외국인 건강보험을 개선하겠다며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온갖 탈법과 편법을 동원해 본인 딸이 가짜 스펙을 쌓도록 한 한동훈 후보자, 말하기조차 민망한 불법·탈법 제조기 정호영 후보자, 그리고 동성애는 정신병이라 하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피해 보상금을 ‘밀린 화대’라고 비하한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 이들이 반지성주의의 대표주자들”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선량한 시민을 간첩으로 조작하고, 세월호 문건 파쇄를 지시한 윤석열 정권의 비서관들도 모두 과학과 문화와 지성을 배반한 반지성주의자들”이라며 “반지성주의를 비판하려면 이들을 모두 정리하시라. 그러지 않으면 윤 대통령이 반지성주의로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트린다는 비판을 피하실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위원장은 또한 “윤 대통령의 1호 서명이 민주당이 극구 반대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었다”며 “국민에게 처음 선보이는 서명 안건을 상대 당이 반대하고 있는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요구로 내놓은 것은 마치 선전포고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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