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처리" 한목소리 냈지만…지선 앞둔 與野 '추경 신경전'

16일 시정연설 뒤 세부논의 돌입
보상규모·재원 놓고 공방 벌일 듯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국민의힘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신속 처리’ 다짐으로 화답했다. 지난 대선 때 여야 모두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코로나19로 인한 손실보상을 약속한 데다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민생 추경’에 발목을 잡는 모습을 보이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현미경 심사’를 예고하고 있어 공수가 바뀐 여야 간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번 추경은 코로나로 인한 국민 피해를 보상할 마지막 기회이자 지난 대선에서 했던 대국민 약속을 여야가 함께 실천하는 첫걸음”이라며 “늦은 만큼 완전하고 확실한 지원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당면한 경제 위기와 북한의 무력 도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안보 위기에 대응하며 민생 안정에 나서야 한다”며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진정으로 민생 안정을 국정 운영의 중심에 두고 국회와 열린 자세로 소통해나간다면 민주당은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에서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등 현안에 대한 입장 차는 좁히지 못했지만 추경만큼은 한목소리로 신속 처리를 강조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은 “코로나 손실보상을 위한 추경은 지난 대선부터 저희도 일관되게 약속했던 사안”이라며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13일 국회에 추경안이 제출되면 16일 시정연설을 거친 뒤 신속하게 세부 논의에 돌입해 이달 내 본회의를 통과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손실보상 규모와 재원 조달 방안 등에 대해서는 꼼꼼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추경 재원으로 활용되는 초과 세수 53조 원과 관련해 국가 살림의 근간을 흔들 만큼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박 원내대표는 “예산 당국과 세정 당국의 의도성 등을 철저히 따져보고 대응하겠다”면서 “재원 마련을 위한 지출 구조 조정은 국회를 통과한 기존 사업의 집행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즉 기업의 활력과 국가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최소 600만 원으로 규정된 방역지원금을 370만 소상공인에게 배분하는 기준 등을 놓고도 치열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진 원내수석은 “정부 추경안을 들여다보며 국민을 위해 보완할 지점이 있다면 양당이 협의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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