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가 본격화하면서 해외여행의 빗장이 풀리고 있다.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60만 명을 돌파했고 이달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항공업계도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뿐 아니라 장거리 노선까지 운항을 재개하며 여객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생겨난 각종 규제들이 여전히 공고한 탓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을 이용한 국제선 여객 수는 64만 9562명으로 올해 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월간 국제선 여객 수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3월을 기점으로 급감해 지난 2년여간 50만 명대를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포스트 코로나 추세와 맞물려 여객 수요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분위기다. 이달 들어서는 열흘간 국제선 탑승객이 30만 명에 육박해 월간 기준으로 100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국토부가 국제선 운항 규모를 연말까지 코로나19 이전의 50%까지 회복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항공업계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까지 유럽 노선을 확대해 주간 운항 횟수 기준으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2개 노선에 대해 주 6회 운항 중인 유럽 노선은 7월 6개 노선, 주 17회 운항으로 늘어난다. 당장 이달부터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과 인천~런던 노선을 주 1회씩 추가 운항한다. 대한항공 역시 로스앤젤레스(LA)와 파리 등 장거리 노선을 증편한다. 해외여행 수요의 회복세에 맞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국제선 이용객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여객 수요는 그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는 더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생긴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공급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호소다. 대표적인 것이 항공기 운항 통제 시간(커퓨)과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화 등이다. 커퓨는 2020년 4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인천공항에 설정됐다. 이전까지 24시간 운영할 수 있었던 인천공항은 커퓨가 적용됨에 따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항공기 착륙이 금지됐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을 기준으로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전체 항공편 4대 중 1대가 이 시간대를 이용했다.
여객 수요를 빠르게 늘리려면 무엇보다 PCR 검사에 대한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해외 여행객은 현지와 국내를 합쳐 최소 세 번의 PCR 검사 등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티웨이항공이 동남아·대양주 등 10개 노선의 항공권을 판매하며 출국 전 PCR 검사 비용을 할인해주는 혜택을 마련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무료 검사가 가능한 국가와 지역이 있기는 하나 PCR 검사 비용을 전부 여행객이 부담할 경우 항공편 가격에 육박하는 검사비가 여행 비용에 추가되는 실정”이라며 “과도한 방역 규제가 국내 항공사들의 포스트 코로나 시장 선점 경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