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일본 정부가 독일에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청한 것에 대해 "가해 역사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운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1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베를린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인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청했던 것이 드러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 교수는 "최근 글로벌 드라마 '파친코'를 통해 쌀 수탈,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관동대지진 학살을 포함한 가해 역사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며 "일본 사회는 긴장을 많이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시 문화 콘텐츠의 힘은 대단하다"며 "일본의 지속적인 역사 왜곡을 막아내기 위해선 문화 콘텐츠를 통한 전 세계 홍보가 최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베를린시 미테구 지역에 있는 소녀상은 시민사회단체인 코리아협의회를 포함한 민간단체가 2020년 9월 25일 설치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독일 측에 철거를 요청해 같은 해 10월 미테구청은 철거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시민사회가 반발하며 철거 명령이 철회됐다.
일본 마이니찌신문에 따르면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11일 '일본·독일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극히 유감스럽다"며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재차 요구했다고 전했다.
마쓰노 장관은 숄츠 총리의 답변에 대해서는 "외교상의 교환"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진 않았다. 다만 "정부로서는 지금까지 관계자에게 우리의 입장을 설명해 왔지만, 철거에 이르지 않은 것은 지극히 유감이다. 계속해서 조속한 철거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지난 11일 "해외 소녀상 등의 설치는 전시 성폭력이라는 보편적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한 추모·교육 차원에서 해당 지역과 시민사회의 자발적 움직임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활동에 한일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