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에 셀코리아 본격화…두 달 새 외국인 자금 71억弗 빠져

외국인 주식자금은 3개월 만에 100억弗 빠져
달러 조달 비용 늘면서 스와프레이트도 하락
한은 금리 인상에도 美 긴축 충격 더 커져

1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 긴축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외국인 자금 이탈이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다. 이르면 7월부터 한미 금리 역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달러 품귀 현상이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 스와프레이트도 지난달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중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37억 8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3월(-33억 9000만 달러)부터 순유출이 나타나면서 두 달 만에 71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연간 기준으로도 4월을 기점으로 5억 6000만 달러 순유출 전환됐다.


외국인 자금 유출은 대부분 주식 자금에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주식 자금은 42억 6000만 달러 순유출되면서 2월부터 석 달 만에 100억 달러 넘게 빠진 상황이다. 한은은 “미 연준의 긴축 강화 전망,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순유출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채금 자금 유입량마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4월 외국인 채권자금은 민간 자금 중심으로 4억 7000만 달러 유입됐으나 2020년 12월(-1억 7000만 달러)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1월과 2월까지만 해도 30억 달러 넘게 유입됐으나 미 긴축이 본격화된 3월 이후 5억 달러 안팎으로 감소했다.


국내 달러 자금 사정을 볼 수 있은 원·달러 스와프레이트(3개월물)는 3월 0.23%에서 4월 -0.38%로 마이너스 전환됐다. 이달 10일 기준으로도 -0.31%로 두 달째 마이너스가 이어지고 있다. 스와프레이트는 선물 환율에서 현물 환율을 뺀 값을 다시 현물 환율로 나눈 것으로 금융기관의 자금 사정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스와프레이트 하락은 달러 조달 비용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마이너스가 되면 달러를 빌려 쓸 때 웃돈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달 14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미 연준이 한 번에 0.50%포인트나 올리면서 내외금리차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 투자 목적 외화 자금 수요가 계속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금리 인상에도 원화 가치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0일 기준 1276원 4원으로 지난 3월 평균(1212원 10전) 대비 5.0%나 올랐다. 미 연준 긴축 강화 우려, 중국의 봉쇄조치 확대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확실성 지속 등 각종 악재에 외국인 국내주식 배당금 및 매도자금 환전수요 등 영향이 겹치면서 큰 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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