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공천 때 특정 성별 60% 넘지 않아야"…여성할당제 권고

일부 위원 반대 입장…"정당활동 자유·유권자 선택권 침해"


정치 영역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과소 대표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 공천할당제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정당법·공직선거법 등 관련 법과 당헌·당규를 개정해야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12일 국회의원 선거 및 지방의회 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 시 공천할당제를 비례대표 의석뿐만 아니라 지역구 의석에도 의무화하되 특정 성별이 전체의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라고 국회의장에게 권고했다.


또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장 후보 공천 때도 할당제를 적용하되 특정 성별이 전체의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각 정당이 이를 실행하기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


각 정당 대표에게는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시 여성의 동등한 참여 보장 및 이행방안 등을 당헌·당규에 명시하고, 주요 당직자의 직급별 성별 현황을 파악해 관련 통계를 공개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당직자와 당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의회에 관한 내용을 교육하고, 여성 정치인 발굴·육성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했다.


인권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성평등의 핵심은 국가 주요 정책과 제도에 관한 입법 활동을 하는 의회에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대표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21대 국회의 여성 의원 비율은 19%로, 국제의회연맹 기준 세계 190개국 중 121위이자 전 세계 평균 여성의원 비율 25.6%(2021년 기준)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현행 법령상 임의규정으로서의 성별할당제는 실효성이 떨어지고, 비례대표에 대한 공천할당제만으로는 여성의원의 획기적인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선거보조금 등 인센티브 방식도 효과가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볼 때, 정치 영역에서 남성과 여성의 실질적 참여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행 성별할당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권고를 두고 박찬운 상임위원(대통령 추천)과 문순회 비상임위원(대통령 추천)은 여성할당제 권고가 비례대표제 비율을 높이거나 지역구 선거를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거구제 등으로 바꾸는 방식의 선거제도 개혁을 동반해야 한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전체 11명의 상임·비상임 위원 중 이상철 상임위원(국회 추천)과 한석훈 비상임위원(국회 추천)은 "여성 공천할당제 의무화는 정당 활동의 자유나 유권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역차별 등 기본권 충돌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으며 국민 여론에도 배치된다"고 밝혔다.


두 위원은 "여성 공천할당제가 없거나 이를 정당 자율에 맡기면서도 30∼40% 여성 대표 비율을 유지하는 미국 등 사례를 보면, 선거의 자유·평등과 공정성을 확보하면서 여성 대표 비율을 높일 수 있는 근원적 방법은 정당이 자율적으로 여성 정치신인을 발굴·육성하고 여성 공천 비율을 높여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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