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압박과 긴축 공포가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걷자 상장사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속속 나서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홍두희 삼성전자(005930) 부사장은 10일 장내에서 자사주 1900여 주를 평균 단가 6만 6700원에 매수했다. 이원준 부사장도 9일 6만 7700원에 2950주를 사들인 데 이어 다음날인 10일에도 6만 6600원에 50주를 추가 매수했다. 김홍경 부사장 또한 지난달 29일 6만 7400원에 5000주를 매수하는 등 자사주 매입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경영 직군의 부사장급 이상 일부 임원을 대상으로 자사주 매입을 독려하는 e메일을 발송했다. 경영진과 임원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삼성전자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원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 다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8000주를 매수하는 등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 릴레이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기업들로 퍼져가고 있다. 주가가 하락세를 걸으면서 주주 환원 정책 중 하나로 임원의 자사주 매입을 실천하면서 책임 경영을 대외적으로 알리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정인국 케이카(381970) 사장은 이날 책임 경영을 실천하겠다며 자사주 1만 주를 매입했다. 케이카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하고 주주와의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이자 케이카의 미래 기업가치 증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 그룹 계열사에도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흐름이 번지고 있다. 이날 박승덕 한화솔루션(009830) 부사장도 1100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전날 한화생명(088350)은 최영복 전무가 6일 보통주 4000주를 2870원에 매수했다고 밝힌 데 이어 성기송 한화투자증권(003530) 상무도 3900주를 13일 취득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