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서 먹고 즐기고…"낯설지만 신나요"

◆3년만에 돌아온 대학가 축제
성균관대 야외 주점·공연 등
취식 부스·행사장 곳곳 '북적'
코로나학번 "첫 대면행사 설레"
이달까지 대부분 대학에서 재개
인파·노마스크에 감염 우려도

성균관대 학생들이 12일 야외 취식존에서 음식을 먹고 있다. 박신원 기자

성균관대 학생들이 12일 캠퍼스에 설치된 대형 미끄럼틀을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박신원 기자

성균관대 학생들이 12일 캠퍼스에 설치된 대형 미끄럼틀을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박신원 기자

“대면 행사에 너무 굶주려서 일주일 동안 기다렸어요. 밤에 공연도 볼 거예요.”(성균관대 21학번 허유나 씨) “당연했던 축제인데 한동안 못해서 굉장히 낯설어요. 오랜만이라 설레네요.”(성균관대18학번 김현종 씨)


코로나19 사태 이후 적막했던 대학가가 3년 만에 젊음의 열기로 들뜨고 있다. 1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금잔디광장. 3년 만에 열린 대학 축제로 학생들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광장에 설치된 대형 미끄럼틀에는 100명가량의 학생들이 긴 대기 줄을 이뤘다. 맞은편 무대에서 진행되는 교내 동아리의 공연 소리가 캠퍼스를 가득 메웠고, 외부 취식 부스와 행사장에도 학생들이 북적였다.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이어진 야간 주점과 공연을 찾은 학생들은 코로나19 이전처럼 ‘떼창’을 하고 술을 마시며 축제를 즐겼다.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따뜻한 날씨에 학생들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삼삼오오 모여 외부에서 음식을 먹고 공연을 즐겼다. 4일 성대 수원캠퍼스를 시작으로 10일 서울대, 11일 성대가 축제를 시작했다. 이달 말까지 한국외대·중앙대·고려대 등 대부분의 대학 캠퍼스에서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축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대면 행사에 전혀 참여해보지 못한 학생들은 처음 맞은 축제가 낯설면서도 신난다는 반응이었다. 20학번 장은경 씨는 “3학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학교 축제에 와서 기분이 좋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미끄럼틀을 타려고 15분 정도 기다렸다”고 말했다. 외부 취식 부스에서 음식을 먹던 21학번 허유나 씨는 “코로나 때문에 축제를 한 번도 못 오다가 처음으로 와봤다”면서 “일주일 동안 기대했는데 저녁에 주점도 운영할 거고 밤에 연예인 공연도 볼 예정”이라며 한껏 들뜬 모습을 보였다.


고학번 학생들은 오랜만에 재개된 축제에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축제 주점을 운영한 18학번 김 모(23) 씨는 “주점에 160명이 왔고 손님이 많아 예약도 받았다”면서 “다른 주점 테이블도 꽉 찼고 사람이 정말 많아 코로나가 끝난 것 같다”고 전했다. 저녁 공연을 관람한 17학번 장 모 씨는 “공연 때 몇 년 만에 다같이 모여서 ‘떼창’을 하니 재미있었다”면서 “외부 취식이 가능한 구역이 있어 옛날에 주점을 운영하던 느낌도 나고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조치로 곳곳에서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축제 운영진은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만큼 공연이 진행되는 금잔디광장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지만 지키지 않는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 야외라도 가까운 거리에서 음식과 술을 먹고 공연을 즐기는 환경 때문에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재학생 장 씨는 “금잔디광장에서는 마스크를 꼭 쓰라고 했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고 소리 지르는 학생들이 신경 쓰였다”면서 “실무진이 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노마스크’ 대학 축제에 졸업생들과 다른 학교에서 방문한 학생들도 축제 일정을 알아보며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졸업생 최 모(26) 씨는 “코로나 학번도 이제 지난 얘기인 것 같다”면서 “사람이 바글바글 모인 모습이 놀랍고 나도 한번 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졸업생 장 모(26) 씨도 “미끄럼틀도 설치되고 연예인도 온다던데 나도 가야겠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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