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야드서 친 샷이 쏙…김태호 데뷔 첫승 ‘느낌 좋아’

KPGA 우리금융 챔피언십 1R
이글 1개, 버디 4개로 선두…고진영과 훈련 후 전략에 눈떠
美서 온 임성재 코로나로 기권…PGA 챔피언십 출전도 불투명

김태호가 12일 우리금융 챔피언십 1라운드 10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PGA

데뷔 이후 톱 10 진입이 네 번뿐인 김태호(27)가 총상금 13억 원의 큰 대회에서 화려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김태호는 12일 경기 여주 페럼 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4언더파 공동 2위인 이상엽·강윤석·최민철·김민규에 1타 앞섰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호심배 아마추어선수권 우승 등의 경력을 가진 김태호는 2019년 데뷔한 4년 차다. 첫해는 11개 출전 대회에서 톱 10 한 번, 2년 차 때는 역시 11개 대회에 출전해 톱 10이 아예 없었다. 컷 탈락과 시드를 걱정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조금씩 존재감을 키웠다. 16개 대회에서 컷 탈락은 네 번뿐이었고 톱 10에 세 번 들었다.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는 데뷔 최고 순위인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여자 골프 간판 고진영과 같은 캠프에서 겨울 훈련을 하면서 ‘전략’에 눈을 떴다고 한다.


이날 10번 홀로 출발한 김태호는 이글 1개와 버디 4개(보기 1개)를 잡았다. 두 번째 샷 때 좋아하는 거리를 남기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18번 홀(파5)에서는 320야드 장타를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뒤 두 번째 샷을 안전하게 보내고는 87야드 거리에서 샷 이글을 터뜨렸다. 첫 우승의 발판을 마련한 김태호는 “실수를 해도 다음 홀에서 만회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다. 여유 있게 전체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GS칼텍스 매경 오픈 우승자 김비오는 더블 보기 2개를 범하는 등 난조 끝에 2오버파에 그쳤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의 박상현도 3오버파로 고전했다. 아마추어 추천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20오버파 92타를 적었다. 기권자 2명을 뺀 최하위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기권했다. 서브 스폰서 대회를 맞아 지난주 귀국한 임성재는 이 대회 뒤 19일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열릴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격리 기간 등을 계산하면 PGA 챔피언십 출전이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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