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도 미사일 쏜 北…안보실 "이중적 행태 강력 규탄"

12일 오후 단거리 탄도탄 3발 발사
새 정부 출범 사흘만에 첫 무력도발
안보실장 주재 상황점검회의 개최

북한의 과거 대구경 방사포 발사장면. 북한이 12일 오후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대구경 방사포일 가능성이 제기 된다. /연합뉴스

북한이 코로나19 발생 사태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후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쏘며 도발에 나섰다. 출범 사흘째를 맞은 윤석열 정부의 안보 대응 태세를 떠보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12일 오후 6시 29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탐지된 비행 거리는 약 360㎞, 고도는 약 90㎞, 속도는 마하 5(음속의 5배)였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탐지된 정보 등을 바탕으로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다. 이 같은 비행 제원 및 단시간에 3발이 발사된 정황 등으로 미뤄볼 때 일종의 다연장로켓인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앞서 감행했던 초대형 방사포 발사 도발 중 2019년 11월 28일 당시의 도발이 이와 비슷하다. 당시 북한은 오후 4시 59분께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쏘았는데 우리 군은 최대 비행 거리 약 380㎞, 고도 약 97㎞로 탐지했다.




과거의 방사포는 탄도미사일보다 비행 성능과 파괴력·정밀도가 떨어지는 로켓무기 정도로 치부돼 왔지만 북한이 점점 성능을 높은 신형 방사포들을 개발해 근래에는 사실상 단거리탄도미사일과 구분하는 것이 의미 없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합참이 방사포가 아닌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날 저녁 북한 미사일 발사 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에서 김성한 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 평화와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도발 행위임을 지적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안보실은 밝혔다. 안보실은 “정부는 한 치의 빈틈없는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속하는 북한의 이중적 행태를 개탄했다”고 덧붙였다. 회의에는 김 실장과 김태효 1차장, 신인호 2차장 및 안보전략·외교·통일·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이번 도발은 새 정부 출범 직후 대비 태세를 떠보기 위한 차원일 수도 있다. 아울러 미국과의 시차를 감안할 때 미국 백악관 및 안보 당국 주요 관계자들의 아침 기상 및 출근 시간대를 노려 조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무력시위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이날 도발에 앞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개했다. 아울러 이와 관련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정치국회의가 12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소집됐다고 전했다. 북한이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사실을 대외에 공표한 것은 처음이다.


통신은 “2020년 2월부터 오늘에 이르는 2년 3개월에 걸쳐 굳건히 지켜온 우리의 비상방역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했다”며 “국가비상방역지휘부와 해당 단위들에서는 8일 수도의 어느 한 단체의 유열자들에게서 채집한 검체에 대한 엄격한 유전자 배열 분석 결과를 심의하고 최근에 세계적으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BA.2와 일치하다고 결론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코로나19 발생 소식에 우리 측 권영새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당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북 백신 지원 등의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로 도발에 나선 것은 당분간 대남·대미 대결 구도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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