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검찰총장 누가되나…내주 인선작업 본격화

법무장관 임명 후 곧바로 후보추천위
이두봉·박찬호·조상준·이원석 등 거론
'검수완박 최일선' 김후곤 다크호스로
지휘부 공백에 고위급 '선인사' 관측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검찰 정책의 파트너격인 검찰총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시행을 앞두고 어수선한 조직을 안정화시키며 현안수사를 마무리할 중책을 맡는 자리인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신뢰할만한 인물로 낙점될 것이란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다만 인선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검찰총장 임명 전 현재 공석으로 남아있는 검찰 간부들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가 먼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특수통’ 유력=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16일까지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했다. 윤 대통령의 재송부 요청에도 더불어민주당이 끝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면 윤 대통령은 국회 동의 없이 내주 중 한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가 취임하면 법무부는 곧바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인선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은 국민 천거 절차를 거치긴 하지만,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자리다. 현재까지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 중 다수가 윤 대통령과 근무한 인연이 있는 ‘특수통’ 출신들이 포함된 이유다.


이두봉 인천지검장과(사법연수원 25기), 박찬호 광주지검장(26기), 조상준 법무법인 율우 변호사(26기), 이원석 제주지검장(27기)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이들은 검사 시절 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활동하면서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꼽힌다. 이두봉 지검장과 조상준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2006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를 시작으로 인연을 이어온 ‘오랜 측근’으로 평가받는다.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나란히 대검 과학수사부장과 형사부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면서 백운규 전 장관을 기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시절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박찬호 지검장은 윤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2차장검사로 근무하면서 당시 3차장이었던 한 후보자와도 박근혜 정부를 상대로 한 ‘적폐수사’를 함께 하며 호흡을 맞췄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된 뒤에도 한 후보자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박 지검장은 공안부장을 맡아 두 사람은 각각 윤 대통령의 ‘오른팔과 왼팔’로 불렸다. 이 때문에 박 지검장이 이번에도 주요 요직에 중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수완박’ 국면에서 민주당의 입법 강행에 맞서는 ‘선봉장’을 맡았던 검사들도 물망에 오른다. 어수선한 조직을 추스르기에 검찰총장의 역할이 크다는 점에서다. 윤 대통령의 측근인 이원석 지검장은 검찰 간부 중 가장 먼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와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여론전을 주도해왔다. '비(非) 윤석열 라인'으로 알려진 김후곤 지검장은 다른 지검장들의 추천으로 검찰의 ‘입’으로 역할하면서 내부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


김오수 전 검찰총장과 함께 직전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대상에 올랐던 ‘특수통’ 여환섭 대전고검장(24기)도 복병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과는 대검 중수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일각에서는 27기인 한 장관의 후배 기수를 기용하는 ‘깜짝 인사’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조심스레 나온다. 이미 사표를 낸 검찰간부들을 제외하더라도 검찰 내에 한 장관의 선배 기수는 20명에 육박해 인적 대수술이 잇따를 수 있는 시나리오다.


◇업무공백 최소화 ‘검찰간부 선인사’ 관측=법무부가 서둘러 검찰총장 인선에 돌입하더라도 일주일의 국민천거 기간, 인사검증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현재 검찰은 검수완박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사의가 잇따르면서 지휘부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윤 정부 출범 후에도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수행해온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 조재연 부산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이 다시 사표를 냈다. 박 차장이 새 검찰총장이 취임할 때까지 업무에 나설 예정이지만,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선작업과 함께 검찰 고위간부 인사도 동시에 이뤄지는 ‘원포인트 인사’ 가능성이 점쳐진다. 검찰총장 후보군에서 벗어난 검찰간부들을 공석이 된 주요 보직에 채워 넣는 방식이 거론된다.


한 검찰 간부는 “검사장급 인사는 통상적으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회의를 거쳐 정해지지만 현재 상황에선 두 달이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총장지명 이전에 대검 차장, 서울중앙지검장, 수원지검장 등 주요 보직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가 단행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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