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벤츠 운전자 권씨가 지난해 5월 오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벽에 만취 상태에서 벤츠 차량을 몰다 도로에서 작업 중인 일용직 노동자를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3부(허일승 부장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권모(31)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권씨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고, 1심 판결이 무겁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항소했다.
권씨는 지난해 5월 24일 새벽 만취 상태에서 벤츠 차량을 시속 148㎞로 운전하다 도로에서 작업하던 노동자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권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88%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권씨는 지난 3월 결심 공판에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을 생각하면 저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며 "죽는 날까지 반성하며 살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재판부는 "여러 차례 솔직한 감정을 담아 반성문을 제출했으며 유족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표현해 합의에 이르렀다"며 "(윤창호법 위헌 결정에 따라) 공소장 변경이 이루어져 처벌 범위가 달라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권씨의 양형이 줄어든 것은 일명 ‘윤창호법’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이 영향을 줬다.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는 음주운전 전력에 대한 시간적 제한 없이 모든 범죄 전력을 동등하게 취급할 수 없다며 ‘윤창호법’인 음주운전 가중처벌 조항 중 일부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