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13일 반등에 성공해 코스피 2600대를 회복했다. 이번주 2610선에서 거래를 시작했던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특히 12일엔 국내 증시가 1% 넘게 하락하며 2550대로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 19일 이후 무려 1년 반 만에 최저치였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암호화폐 시장 급락 등의 요인으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나스닥 지수 반등하고, 가상화폐 폭락의 충격을 시장이 점차 흡수하면서 13일 반발매수세가 유입됐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를 2500~2650 포인트로 제시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는 지난주 6일 종가(2644.51) 대비 76.33포인트(1.52%) 떨어진 2604.24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주 2610선에서 거래를 시작했던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하락 한 뒤 13일 54.16포인트(2.12%) 소폭 상승했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이슈 등의 영향을 받아 250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다시 2600선을 회복한 것은 뉴욕증시가 나스닥 지수의 상승으로 다소 진정세를 보이면서다. 아울러 가상화폐 충격도 점차 시장이 흡수하면서 반발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김석환 미래에셋 연구원은 "국내 주요 지수는 최근 하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했다"면서 "기관과 외국인 순매수세 유입 확대, 특히 선물에서 1조 이상 매수세 유입되며 시총 상위종목 대부분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동차 및 2차 전지 관련주가 상승했다"면서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공장 설립 투자 협상 소식과 전일 미국 증시에서 리비안, 루시드의 주가가 급등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주 외국인은 9026억 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407억 원, 6748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에선 개인과 외국인은 499억 원, 1377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이 1603억 원 내다팔며 지수 하방 압력을 높였다.
다만 매크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증시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를 2500~2650 포인트로 제시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개선 지연에 대한 우려가 다음주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 생산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11.0% 상승하며 예상치 10.7%를 웃돌았다"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의 경우 전년비 8.8% 상승하며 예상치 8.9%에 소폭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의 정점 통과 신호가 일부 확인됐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코스피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완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진정,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일단락 등이 코스피 반등의 트리거"라며 "이 가운데 중국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전망이 어려운 영역인 만큼 미국 연준의 긴축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과 성장주 위주로 투자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낮은 변동성 갖춘 고배당, 이익 안정성 담보할 수 있는 에너지, 경기소비재, 산업재, 성장주(IT, 헬스케어, ESG, 전기차&2차전지,우주항공, 메타버스)는 중기적 관점에서 상반기 가격 조정 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2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며 "1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연간 업종별 영업이익 전망치 변화를 살펴보면 에너지, 운송, 자동차, 은행, 반도체 업종이 전망치 상향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