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하루 수만 관객 오니…청와대 상권 ‘웃음꽃'

하루 3만 9000명 청와대 관람
관람시간 전후로 인근 가게 찾아
재료 대폭 늘리는 음식점·카페
개방 초기 '반짝 효과' 우려도

서울 적선동 청와대 인근을 찾은 시민들이 13일 북적거리고 있다. 이건율 기자

“청와대 관람 예정시간 전에 아내와 함께 카페에 왔습니다”(서울 은평구 거주 김 모 씨)


“손님들이 청와대 관람시간 전후로 가게를 찾으면서 개방 이전에 비해 매출이 50% 이상 올랐습니다”(서울 효자동 자영업자 박 모 씨)


청와대가 전면 개방을 실시한 지 4일차인 13일 서울 종로구 체부동·통인동·효자동 등 청와대 인근의 음식점·카페가 손님들로 북적였다. 관람객들은 청와대 내부에서 먹을 주전부리와 음료를 주변 가게에서 구매해 청와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편의점에서 모자나 돗자리를 구매하는 관람객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주변 한복대여점에서 의상을 빌려 입은 시민도 많았다.


청와대 개방 이후 몰리는 관람객들에 인근 소상공인들이 웃음을 짓고 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총 3만 9000명의 관람객이 청와대를 찾으면서 주변 상권이 활기를 띄는 모양새다. 효자동에서 한식집을 8년 째 운영하고 있다는 김 모(52) 씨는 “코로나 기간 동안 매출이 크게 줄어 걱정이 태산이었다”며 “거리두기 완화와 더불어 청와대가 개방되며 손님이 늘어 한시름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와대 정문으로 가는 초입에 자리한 카페들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청와대 인근 역인 경복궁역에서 청와대 정문까지의 거리가 1km정도로 상당한 만큼 관람객들은 이동하는 길에 마실 음료를 카페에서 구입해 이동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임 모(48) 씨는 “커피 한 잔을 먹으며 청와대로 이동해 관람할 예정”이라며 “끝나고 친구들과 인근 술집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한복을 빌려 입은 시민들이 13일 통의동 일대를 걷고 있다. 이건율 기자

청와대 개방에 따라 인근으로 유입되는 시민들이 늘어나다보니 소상공인들도 준비하던 재료의 양을 대폭 늘리는 등 대비에 나서고 있다. 종로구 체부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 중인 이 모(47) 씨는 “청와대 개방 이후부터 손님이 갑자기 늘어 평소보다 재료를 두 배 정도 더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인근 편의점 사장인 A 씨도 “요즘 날씨가 화창해 물과 음료 판매가 크게 늘었다”며 “부족분을 고려해 주문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인근 상권의 호황이 ‘반짝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 개방이 이뤄진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들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통의동에서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박 모(58) 씨는 “최근 청와대 개방이 조명을 많이 받으면서 손님이 늘어 좋긴 하지만 얼마 가지 않을 것 같다”며 “청와대를 관람한 손님들의 평이 좋던데 꾸준히 관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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