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열악한 의료 역량으로 인해 사실상 통제 불가능한 재앙과 같은 상황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은 15일(현지시간)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북한의 코로나19 사망자과 감염 의심자의 통계를 전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공중 보건 체계와, 대부분 주민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할 때 우려스럽다"고 보도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고립돼 있고 불투명한 체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실제 상황이 어떤지는 추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도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1억72000만 건에 달하는 반면 북한의 검사 건수는 6만4000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면서 한 전문가를 인용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을지 정말로 걱정된다"고 전했다.
수액을 맥주병에 담고 주삿바늘은 녹슬 때까지 재활용한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도 나왔다. 이에 외신은 북한의 열악한 의료 체계를 고려할 때 충격이 더욱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북인권단체 루멘의 설립자인 백지은 씨는 "평양 주민 200만 명을 제외하면 주민 대부분의 의료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마스크나 소독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상상 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11년 북한을 탈출한 외과의사 최정훈씨도 2006년과 2007년 홍역 대유행 당시를 회고하면서 북한은 지속적 검역과 격리를 위한 자원이 없다고 전했다. 또 증상이 발견된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격리해야 하는 지침도 북한에선 지켜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 CNN과 인터뷰에서 "병원이나 격리 시설에서 식량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탈출한다"고 말했다.
BBC는 백신이 없는 북한이 고육책으로 봉쇄 전략을 택하더라도 식량난이 더욱 심해질 뿐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1990년대와 최근 심각한 기근을 겪는 등 식량난이 고질적이다. 이에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 인구 2500만 명 중 1100만 명이 영양 결핍 상태라고 추산했다.
그런데도 북한은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의 백신 지원 제안을 거절했다. 오웬 밀러 런던대 교수는 북한도 지원이 절실하지만 1990년대처럼 여러 구호단체가 입국할 경우 통치 불안정성을 우려해 지원을 원치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준비 중인 7차 핵실험으로 주민의 시선을 돌리려 한다고 봤다. 피터 호테즈 베일리 의과대학 교수는 "신속한 백신 도입과 접종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국제사회는 도울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