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고 우려하는 등 북한에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열악한 의료 환경 등으로 사실상 통제 불가능한 '재앙'과 같은 상황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CNN은 이같은 내용의 북한 코로나19 상황을 소개하는 분석 기사를 홈페이지에 올려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북한에서 현재까지 코로나19로 42명이 사망했으며 발열자는 82만62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CNN은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공중 보건 체계와, 대부분 주민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할 때 우려스럽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고립돼 있고 불투명한 체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실제 상황이 어떤지는 추정하기 어렵다"고 상황을 짚었다.
CNN은 이어 코로나19 전파 경로와 관련, 중국과 무역도 차단할 정도로 엄격하게 고립 노선을 걸어온 상황에서 어떻게 전파됐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에서 코로나19 발생은 재앙"이라며 "붕괴된 의료 체계와 검사 장비 부족으로 전염성이 강한 질병으로 발생한 대규모 환자를 돌보는 일은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CNN은 "북한 체제가 투명성이 결여됐고 정보를 나누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또 다른 위험"이라고 지적한 뒤 "북한은 1990년대 기근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망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20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추정하고, 당시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 끔찍한 경험담을 전할 뿐"이라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CNN은 북한의 의료 체계에 종사했던 사람들도 기초적인 의약품부터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을 증언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 북한을 탈출한 외과의사 최정훈씨는 2006년과 2007년 홍역 대유행 당시를 떠올리면서 북한은 지속적인 검역과 격리를 위한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문제는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병원이나 격리 시설에서 식량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탈출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CNN은 "북한은 어떤 코로나19 백신도 수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취약한 의료 환경 속에 대부분 북한 주민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염병 발병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17만4400여명의 발열자가 발생했고, 21명이 사망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정치국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계적으로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전파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악성 전염병의 전파가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방역 정책 실행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당과 인민의 일심 단결에 기초한 강한 조직력과 통제력을 유지하고 방역 투쟁을 강화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