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엔저까지…日기업물가 10% 급등

4월, 1981년 이후 최대폭
소비자 물가도 들썩일 듯

AP연합뉴스

일본 기업물가가 40여 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엔화 약세까지 이어지면서 일본 내 인플레이션이 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16일 일본은행은 지난달 일본 기업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이 추정했던 9.4%를 웃돈 수치다. 이는 관련 데이터가 제공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높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주로 수입 품목이 물가를 올렸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석유와 석탄 제품 가격이 30.9% 급등했으며 철강이 29.9% 올랐다. 이 밖에 목재 가격도 수입 감소의 영향으로 56.4% 인상됐으며 밀 등 곡물의 수출 감소로 식음료 가격도 3.7% 상승했다. 다이이치생명연구소의 구마노 히데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물가 상승 폭이 의외로 컸던 것은 3월 이후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증폭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4월 엔화 기반 수입물가 상승률이 44.6%를 기록했는데 이는 엔저 현상으로 일본 기업들이 부담하는 수입 원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물가 급등은 곧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은행은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1.9%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미나미 다케시 노린추킨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소화하려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그 정도가 견디기 어려워졌다"며 "기업들은 추가 비용을 떠넘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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