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기업보다 연봉 많은 공공기관 수술 더 늦출 수 없다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평균 연봉이 대기업보다 많고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370개 공공기관 직원의 평균 연봉은 전년에 비해 1.5% 증가한 6976만 원이었다. 이는 대기업 평균 연봉 6348만 원을 웃돌고 중소기업 평균 연봉 3108만 원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평균 연봉이 1억 원 이상인 공공기관도 20곳에 달했다. 2017년 5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4배로 늘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의 공공기관 경영 상태는 처참할 정도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밀어붙이면서 인건비 등이 급증해 350개 공공기관의 총부채는 2017년 493조 2000억 원에서 지난해 583조 원으로 90조 원가량 급증했다. 영업이익 관련 실적이 있는 362곳 중 47%인 170군데가 손실을 냈다. 민간 기업이라면 생존이 불가능한 공기업이 수두룩한 셈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공공기관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기는커녕 외려 잔치판을 벌였다. 지난해 36개 공기업의 상근 임원 179명이 챙긴 성과급만 평균 4675만 원이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 개혁은 단골 메뉴였으나 결국 흐지부지됐다. 낙하산 경영진과 노조의 결탁으로 덩치는 더 비대해지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공기업의 부실 경영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적자를 메우려면 공공요금을 인상하거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는 ‘공공기관 효율화’를 국정 과제에 포함하고 올 하반기부터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모럴해저드 방지와 재정 건전화를 위해 공기업 대수술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개혁에 실패한 역대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윤석열 대통령이 불굴의 의지를 갖고 공공기관에 메스를 대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