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사진) 서울대 교수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일찌감치 사의를 표명하면서 수장 부재에 따라 금융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자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핵심 멘토인 김 교수를 우선 임명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신임 부위원장은 “비상한 각오로 소임을 다하겠다”는 취임 소감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17일 금융위 부위원장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이었던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임명했다. 김 신임 부위원장은 1967년생으로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아시아개발은행(ADB) 컨설턴트, 국제결제은행(BIS) 컨설턴트, 홍콩중앙은행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냈으며 2009년부터는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취임 직후 김 신임 부위원장은 “국내외 금융리스크가 확대돼 경제·금융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운 중차대한 시기에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취임했다”며 “새 정부 국정철학이 구현될 수 있도록 국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고 금융행정 개혁과제를 잘 이끌어나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신임 부위원장은 국내 경제학계의 대표적인 거시경제학자이지만 일반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을 비판해 온 인물로 더 알려져 있다. 수요 중심의 성장론으로는 지속적인 장기 경제 성장을 이룩할 수는 없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꾸려진 대선 캠프에 합류해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내세운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이라는 경제 정책 핵심을 김 교수가 고안했다. 국가 주도의 경제 정책이 민간의 활력을 떨어뜨렸기 때문에 민간 일자리 창출, 규제 개혁, 고용 유연화 등이 장기 경제 성장의 해법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을 잘 알고 있는 김 교수가 금융위에 자리 잡음으로써 금융과 경제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되기를 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신임 금융위원장에 대한 하마평만 무성한 가운데 부위원장이라도 서둘러 임명한 것은 금리 급등, 가상자산 시장 위축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최근 경제 상황에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기대가 큰 분위기다. 자칫 새 정부 초기 금융업계의 '군기잡기'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장 친화적인 부위원장이 내정되면서 걱정이 다소 덜어졌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신임 금융위원장 선임도 봐야 겠지만 부위원장이 시장에 우호적인 인물이라 나쁘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