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정비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 파크포레온) 사업의 시공단이 공사 중단에 이어 현장에서 골조 공사의 핵심 설비인 타워크레인 해체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입주 시기가 3~4년 더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전날부터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시공단은 당초 계획대로 7월까지 현장 내부의 타워크레인을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시공단 관계자는 “공사 중단을 고지한 당시 계획한 대로 타워크레인을 철수하려 한다”며 “한 번에 다 빼기 어려워 현장 가장 중심에 있는 타워크레인부터 철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조합과 시공단 사이가 원만하지 않아 재설치 여부를 언급하기는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현장에는 총 57대의 타워크레인이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는 지난달 15일부터 전면 중단된 상태다. 현 조합은 올해 3월 이전 조합과 시공단이 체결한 공사비 증액 계약이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시공단은 도급 공사의 근거가 되는 계약을 인정하지 않는 조합과 일할 수 없다며 공사 중단을 통보한 후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시공단은 현재 설치된 타워크레인 등 중장비 운영과 담당 인력에 지급하는 인건비 등으로 매월 150억~200억 원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합과 시공단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공사 재개가 불투명하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타워크레인 해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건설사 고위 임원은 “타워크레인은 한 번 설치하고 해체하는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한두 달 공사가 멈춘다고 해서 해체하지는 않는다”며 “적어도 6개월 이상 공사가 멈추거나 혹은 더 이상 공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해체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공단은 8월 대출 만기를 앞둔 사업비 7000억 원은 연대 보증을 통해 연장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출이 막히면 조합원의 자금난이 가중돼 자칫 사업이 완전히 틀어질 수 있기에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는 조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