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타는 '납품단가 연동제' …업계 요구 거세지자 정치권 법제화 약속 잇따라

김정재(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 등이 17일 여의도 중앙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앙회

코로나19 이후로 급등한 원부자재 가격으로 인한 손실을 중소기업이 떠안는 등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의 급등세가 완화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납품단가에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중기가 심각한 경영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 납품단가 연동제의 법제화를 잇달아 약속하고 나서면서 납품단가 연동제의 제도화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다만 납품단가 연동제가 기업 간 거래를 비롯한 시장경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게 아니는 지적도 있어 세부 도입 방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의도 중앙회에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은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제값 받기’를 위한 하도급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변동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게 하는 제도다. 기업들의 표준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게 국민의힘이 준비 중인 하도급법 개정안의 골자다. 성 정책위의장은 "납품단가 연동제를 위한 (법적) 검토를 마쳤다"며 "하도급법 (개정을) 통해 강제화하고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의 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물가와 고환율 등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슬기롭게 헤쳐가야 한다"며 "특히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도급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로 이달 안에 입법 보완할 방침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호소하고 나섰다. 납품단가 조정협의 제도가 존재하지만 복잡한 절차와 대기업의 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로 유명무실하기 때문에 법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병조 창호커튼월협회장은 "창호커튼월의 원·부자재 가격이 코로나19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2021년부터 상승해 온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져 현재 2배로 폭등했다"며 “이로 인해 제조비용이 상승했으나 중소기업들은 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회장은 이어 "공사대금을 수금해 원자재비도 못 주는 상황이라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이르게 됐다"면서 "건설사와 국가의 배려 없이는 수습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기문 회장도 “납품단가 제값받기는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 바로 납품단가 연동제”라며 “중소기업이 제값을 받아야 혁신역량을 확보하여 성장할 수 있고, 대·중소기업 간 격차도 줄여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 초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중앙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민생 간담회에 참석해 납품단가 연동제의 법제화를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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