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폭탄' 맞은 국민간식…떡볶이값 또 뛰었다

'배떡' 로제떡볶이 등 가격 10% 인상
올 초부터 전문점 10개 중 7개가 올려
풀무원도 인상…밀 가격 1년새 60%↑
군산 이성당 단팥빵도 1700→1800원
'1년에 한 번' 가격 인상 공식 깨질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면서 빵·떡볶이·국수 등 밀가루를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먹거리 값이 치솟고 있다. 대다수 외식 기업들이 올 초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밀·식용유·원두 등 주요 원재료 값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자 또다시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밀 가격 상승 분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자영업자들은 2차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기 시작했다.


17일 외식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떡볶이 프랜차이즈 전문점 중 하나인 '배떡'은 이달부터 주요 메뉴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렸다. '로제떡볶이(1~2인분)' 가격은 9000원에서 1만 원으로 11% 인상됐다. '분모자떡볶이'는 1만 1000원에서 1만 2000원으로 9% 비싸졌다. 배떡은 전국 3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각종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주문 랭킹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다.








대형 떡볶이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올 초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가격 동향에 따르면 국내 10개 떡볶이 전문점 중 총 6개가 지난 1~4월에 걸쳐 가격을 올렸다. 최대 인상률은 25%에 달한다. 신전떡볶이는 1월 떡볶이 가격을 3000원에서 3500원으로 16.7% 인상했다. 죠스떡볶이는 로제 메뉴 가격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25% 올렸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올 초에는 각종 소스류와 채소값 인상에 가격을 올렸는데, 여기에 밀 가격 인상까지 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풀무원도 지난 3월 간편식 '국물떡볶이'의 가격을 4700원에서 5200원으로 10% 가량 인상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의 국수제조업체를 찾아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직접 들은 후 국수를 구매하고 있다./연합뉴스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가격 인상에 나선 이유는 원재료인 밀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소맥(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12.5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까지 만해도 11달러에 거래됐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60% 이상 뛰었다. 여기에 전세계 밀 생산량 2위인 인도까지 밀 수출 금지에 나서면서 가격 인상 압박이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밀과 식용유 가격이 급등해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달 28일 서울 중구 신당동 떡볶이 골목./연합뉴스

빵 값도 또 올랐다. 국내 3대 지역 빵집 중 한 곳인 군산 이성당은 지난 3월부터 최대 10% 가량 인상했다. '단팥빵'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5.8% 올랐다. '야채빵'은 기존 2000원에서 10% 오른 2200원이 됐다. 이성당 측은 "주재료 단가 폭등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게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전 성심당도 지난 1월부터 일부 빵 가격을 5~20% 가량 올린 바 있다. 이밖에 지난달 서울의 평균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6146원으로 1년 전(5385원)보다 14% 가량 비싸졌다. 칼국수 가격도 처음으로 8000원을 넘어섰다. 외식 업계는 밀가루 가격이 음식 가격을 올리는 '누들플레이션(누들+인플레이션)'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주기도 점점 짧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이라는 가격 인상 주기 공식이 깨질 것"이라며 "정부와 소비자 눈칫밥에도 원가 부담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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