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회 총기난사는 대만 증오한 중국계 미국인 소행

뉴욕 총격 하루 만에 또 참극
캘리포니아주 사형 구형 고심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회에서 15일(현지 시간)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의사 존 쳉(52)을 추모하는 카드가 그의 사무실 앞에 놓여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회에서 15일(현지 시간)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 데이비드 초우(68). 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회에서 15일(현지 시간)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대만에 반감을 가진 중국계 미국인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 뉴욕주 버팔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백인우월주의자의 총격으로 10명이 사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증오범죄가 또 발생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돈 반스 보안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총격 사건의 범인이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는 중국계 미국인 데이비드 초우(68)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범행 동기는 대만과 중국의 정치적 긴장에서 비롯된 (대만에 대한) 증오 감정”이라고 밝혔다. 그의 차량에서는 대만과 대만인들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메모가 여럿 발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초우가 과거 대만에 거주한 적이 있으며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하에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초우는 전날 오후 1시 30분께 캘리포니아주 러구나우즈시의 교회에서 신도 40여 명에게 총격을 가해 의사 존 쳉(52)을 숨지게 하고 66~92세 아시아인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총기 2발과 화염병 등을 준비한 뒤 차를 몰고 교회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당국은 신도 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초우가 교회 문을 쇠사슬로 묶었다고 밝혔다. 숨진 의사 쳉은 그에게 돌진해 다른 신도 들이 초우를 제압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었지만 그 과정에서 총을 맞고 사망했다. 반스 보안관은 “쳉은 영웅”이라며 “그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우는 신도 들에게 제압된 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


검찰은 그를 살인, 살인미수, 폭발물 불법 소지 혐의로 기소했다. 토드 스피처 오렌지카운티 지방검사는 로이터통신에 "캘리포니아주가 10년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지만 이 사건에 사형을 구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인지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증오범죄는 이번만이 아니다. 10명이 숨진 14일 뉴욕주 버팔로 슈퍼마켓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 페이턴 젠드런(18)은 범행 전 인터넷에 180쪽 분량의 성명서를 올려 백인우월주의 성향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비(非)백인 이민자가 늘어나면 백인이 문화적·인종적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대전환론(Great Replacement)'을 신봉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사상자 13명 중 11명이 흑인이라는 점 등을 들어 젠드런의 범행을 인종 증오범죄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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