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8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로 벼랑 끝에 몰린 한국전력이 18일 산하 5개 발전 자회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사장을 불러 모아 대책 마련에 나선다. 한전은 이번 사장단 회의를 통해 최근 발표한 부동산 등 자산 매각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18일 오후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발전사 사장단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사장단 회의 소집은 1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내놓은 출자 지분 및 부동산 매각, 해외 사업 재편 등 한전의 고강도 자구 대책의 후속 작업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 만큼 이번 회의에서 한전은 매각할 부동산과 자회사 지분 등을 놓고 사장단에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매각 대상으로는 경기 의정부 변전소 부지, 인천 제물포지사 옛 사옥, 발전 자회사 등이 거론된다. 이중 가장 규모가 큰 매물은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에 위치한 경기북부본부 변전소 잔여부지다. 공공자산 처분 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해당 부지의 자산가격은 1067억 원이다.
부동산 외 자회사 지분 매각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남동발전 등 5개의 발전 자회사와 한수원 및 원자력발전소 설계를 주로 담당하는 한국전력기술 등이 대상이다. 다만 이들 회사의 지분 매각은 공기업 민영화 작업으로 해석될 수 있어 민감한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국가 에너지 정책, 상장사의 경우 증시 충격 및 투자자 보호 등과 연계돼 있어 매각 작업 자체가 첩첩산중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사장단 회의에서 다룰 의제 가운데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한전 적자의 근본적인 원인은 유명무실화된 연료비연동제”라며 “발전 자회사의 지분 매각으로 적자를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민영화 논란에 휩싸이면 여타 자구 노력이 다 묻힐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7조 786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적자 총액(5조 8601억 원)을 넘기는 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