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금리 상승에 한화생명 '트리플 A' 신용도 반납

빅3 생보사 중 유일하게 'AA+'로 하향
시증 금리 상승에 지급 보험금 부담 급증
자본성 증권 2兆 넘어…금리 민감도 ↑



한화생명(088350)보험의 신용등급이 AA+로 강등됐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장기·고금리 확정형 보험 계약이 많은 한화(000880)생명의 요구 자본 증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화생명과 함께 생명보험사 '빅3'로 손꼽히는 삼성생명(032830)과 교보생명은 AAA등급을 유지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18일 각각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1946년 대한생명으로 설립돼 출범했으며 한화그룹이 인수해 2002년 편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건설(25.09%)과 한화(18.15%) 및 특수관계인이 4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신용평가사들은 한화생명의 보험 영업부문의 실적 개선이 늦어지는 가운데 금리 상승 등 외부 환경의 변화로 영업이익 변동성이 커진 점을 신용 등급을 낮춘 주요 이유로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보장성 보험 위주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정체되고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지급보험금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면서 "영업이익 변동성도 커져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도 "2023년 신 회계(IFRS18)·감독(K-ICS)제도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고금리 확정형 보험 비중이 높아 금리 리스크 등 요구자본 증가 부담이 높다"며 "여기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주식 및 해외 대체투자 등에서 운용자산 손상이 발생하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감소와 자회사인 한화손해보험의 자본 변동으로 가용자본의 추가 감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발행해온 자본성 증권에 대한 부담도 극심하다고 덧붙였다.


한화생명은 지난 2월 7억5000만 달러(한화 약 9530억 원) 규모 외화 후순위채권을 발행했으며 다음달 국내에서 최대 5000억 원의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해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한기평은 "기존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조기상환과 금리 상승으로 자본관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 금리 상승 국면에서 재무구조 개선 폭이 타사 대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화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자본성 증권 규모는 2조563억 원에 이른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제도가 도입되면 금리에 따른 변동성이 축소되고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신평사에서 등급 하향 조정 사유로 언급한 수익성 및 건전성이 개선될 여지가 많다"며 "업계 평균 이상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갖춰 최우수 신용등급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생명과 함께 생보 빅3로 손꼽히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AAA' 등급을 지켰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 역시 3월 말 기준 삼성생명이 246.1%로 가장 높고 교보생명이 205.1%, 한화생명은 160%를 각각 기록해 한화생명이 뒤처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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