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가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18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8년 뒤에는 양사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 목표의 절반 수준인 144만 대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번 투자 계획은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의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 세 가지가 골자다. 이 중 전기 PBV 전용공장 신설 계획이 가장 구체화된 상태다. 기아는 수천 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오토랜드 화성에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다. 약 6만6000㎡(약 2만 평) 부지에서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연간 10만 대 규모에서 시작해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대 15만 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기아는 “PBV 공장은 미래 혁신 제조기술을 대거 적용하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된다”며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 현대차(005380)·기아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이포레스트(E-FOREST)’ 기술로 효율화·지능화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번 전용공장은 글로벌 PBV 시장 1위 브랜드에 도전하는 기아 '플랜S'의 큰 축"이라며 "단기적으로 파생 PBV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PBV와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PBV 공급 물량을 점차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21조 원의 투자 계획에는 연구개발도 포함돼 있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등이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AER) 증대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한다.
차세대 플랫폼은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 도입을 시작으로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제품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제고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체계 아래 차급별 다양한 전용 플랫폼을 순차 개발한다.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높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3월 초고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출범시킨 데 이어 지난달에는 충전 서비스 플랫폼 'E-CSP'를 론칭한 상태다. 향후 롯데그룹, KB자산운용 등과 함께 초고속 충전 확충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최대 200㎾급 충전기 임대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전국 주요 도심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설치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국내 투자와 연구개발로 친환경 모빌리티 물결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