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적자, 코인은 폭락… P2E 게임 시작부터 '휘청'

국내 게임사 블록체인 자회사들
1분기 실적 일제히 적자 기록해
루나 폭락으로 게임 코인도 '출렁'
P2E 게임 미래 대한 의구심 증폭
업계 "투자 지속…위기를 기회로"




블록체인 기반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시장에 시작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게임사들이 적자를 감수하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테라·루나 폭락 사태 여파로 P2E 게임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도 덩달아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는 뚝심 있는 투자를 이어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P2E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자회사들이 일제히 1분기 수십억 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넷마블(251270)의 블록체인·메타버스 전문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 MBX 발행 자회사 MARBLEX은 각각 57억 원과 4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네오위즈와 위메이드(112040)의 토큰 발행 자회사인 ‘네오플라이’와 ‘위믹스 PTE’도 각각 55억 원과 5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컴투스 그룹의 경우 블록체인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지주사 컴투스홀딩스(063080)가 32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초기 투자 단계인 만큼 손실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여파로 국내 게임사들의 코인 가격도 출렁이고 있다는 것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테라를 메인넷으로 쓰던 컴투스의 C2X는 루나 폭락이 가시화된 지난 10일 2300원대까지 올랐다가 11일~12일 한때 500∼600원대까지 추락했다. 테라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위메이드 ‘위믹스’, 넷마블 ‘MBX’, 네오위즈 ‘네오핀’ 등도 사태 직후 모두 30%에서 50%이상까지 급락했다.


코인의 불안정성은 곧 P2E 게임의 위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코인 가치가 폭락하면 인게임 경제가 붕괴되면서 이용자가 대거 이탈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P2E 게임의 대표격인 ‘엑시인피니티’ 또한 지난 3월 해킹 사태 이후 코인 가격이 70% 가량 폭락하면서 이용자가 급감했다. 지난해 11월 270만명에 달했던 일간이용자수(DAU)는 이달 9일 기준 93만명까지 주저앉았다.


설상가상으로 P2E 게임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도 좋지 않다. 넷마블, 컴투스, 컴투스홀딩스는 적자 전환했으며, 위메이드는 시장 전망치(265억 원)에 크게 못 미치는 7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만큼 신사업인 블록체인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지난해 상당수 게임사들이 큰 고민 없이 P2E 열풍에 올라탔다”며 “단순히 투자 유치 등을 위해 P2E에 기웃거린 게임사들은 노선을 수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형 P2E 게임사들은 우선은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곧 자체 메인넷 '위믹스 3.0'을 선보일 예정이고, 넷마블도 오는 25일 ‘제2의 나라’ P2E 버전을 출시한다. 컴투스도 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하반기 중 C2X 버전으로 선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만큼 이제부턴 단타 수익을 노린 투자자들보다는 실제 게임의 질을 보고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며 “이번 위기가 P2E 시장의 ‘옥석’을 가려낼 단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