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및 홍콩 기술주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여 주목된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 및 기술 기업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7거래일(9~17일) 기준 국내 상장된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상품은 12.21%를 기록한 KODEX차이나2차전지MSCI ETF로 조사됐다. 3월 22일 상장 이후 4월 26일까지 24.42% 급락하며 바닥을 찍은 뒤 이후부터 17일까지 21.48%나 뛰어올랐다. 이 ETF는 중국의 2차전지 대표 기업인 CATL(닝더스다이)과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 등에 집중 투자한다. TIGER차이나전기차솔락티브 ETF 역시 같은 기간 11.69% 오르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해당 ETF는 지난해 11월 9일 2만 725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올해 4월 27일 1만 530원까지 고꾸라지며 반 토막(49.19%) 났다. 이 밖에도 TIGER차이나반도체FACTSET ETF(8.38%), SOL차이나태양광CSI ETF(7.20%) 등 중국의 신산업 ETF가 최근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중국 증시는 코로나 봉쇄와 중국 정부의 기술주 때리기로 올해 추락을 거듭했다. 전날 종가 기준 기술주들이 모인 선전성분지수와 홍콩H지수는 연초 대비 각각 24.53%, 14.07% 추락했다. 하지만 최근 시진핑 정부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친기업 행보에 나서면서 중국 기술주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류허 경제담당 부총리는 전날 중국 최대 민간 기업 대표들과 가진 심포지엄에서 “정부는 디지털 경제 기업의 발전과 성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며 규제 완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류 부총리가 기술주 달래기에 나선 날 중국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빅테크 기업들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2차전지 강자인 CATL과 BYD가 각각 3.82%, 5.76% 올랐고 텐센트(5.26%), 알리바바(7.03%), 넷이즈(6.4%) 등 기술주 주가가 크게 뛰었다.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 인하 가능성도 중국 증시에 호재다. 증권가에서는 조 바이든 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압력과 공급망 병목현상 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중 고율 관세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국내외 증권사들도 중국 증시에 대한 우호적인 리포트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전날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는 3월 ‘매도’ 의견을 냈던 중국 빅테크 주식들의 목표 주가를 대폭 올렸다.
전문가들은 중국 및 홍콩 증시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이유가 많다고 강조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5월 중순부터 개선되며 물류와 생산·수출 등에서 보복성 반등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부양 정책을 준비하고 있고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이 5월을 정점으로 진정될 것이라는 점도 기대 요인”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