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을 때까지 계속 올릴 것"…파월, 3%대 금리 가능성도 시사

"인플레 통제 압도적 필요성 있어
중립금리 넘어서도 주저 않을 것"
연착륙엔 "어렵지만 길은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1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을 통제해야 할 압도적인 필요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마 4분기에는 금리가 좀 더 정상적인 수준으로 올라갈 테지만 이것이 종착점(stopping point)은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으면 (연준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하며 만약 내려간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금리 인상과 함께 경제 상황을 지켜보고 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으면 0.75%포인트로 인상 폭을 높일 수 있지만 내려온다면 0.25%포인트로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뜻이다.


파월 총재는 또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으면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을 넘어가도 (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연준은 2.5% 정도를 중립금리로 보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그 이상, 3%대까지도 올릴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추가로 일으키지 않는 중립금리 수준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연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어디가 중립인지, 어느 지점부터 경기를 둔화시키는 수준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시장 또는 자체적으로 추정한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올리겠지만 그 같은 금리 수준이 물가 통제를 위해 정확한 수준인지는 현 시점에서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연착륙에 관해서는 고통이 생각보다 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연착륙의 길은 어렵지만 분명히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뒤 “부드럽거나(soft)나 약간 부드러운(softish) 착륙이 가능하다”고 했다. ‘약간 부드러운’이라는 표현에는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이 다소 떨어졌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파월 의장은 6월과 7월에 금리를 0.5%포인트만 올리겠다는 뜻도 재차 밝혔다. 그는 “다음 두 차례 회의에서 0.5%포인트 정도로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고 위원회가 지지했다”고 말해 6~7월의 금리 인상 폭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한편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산업계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당초 한 자릿수대 중반의 연간 순이익 증가율을 예상했던 월마트는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전년 대비 1% 감소로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소식에 이날 월마트 주가는 11.4%나 급락했다. 1987년 10월 이후 약 35년 만의 최대 폭 하락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