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회동한 뒤 진행할 공동 연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소가 ‘기술 패권 전쟁’의 상징인 반도체 공장인 데다 시간도 미국 기준으로 아침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대상으로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19일 서울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정상이 ‘경제안보’를 의제로 한 평택 캠퍼스에서의 1차 회담 이후 진행될 공동 연설에는 한미가 안보·경제에서 ‘기술 동맹’에 이르는 포괄적 전략 동맹 관계로 격상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국 기술 동맹의 핵심 거점이 한국 반도체 공장이라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밝히는 내용이 포함되고 삼성전자도 이에 맞춰 평택 캠퍼스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증설한다는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고령의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한 후 곧바로 삼성 평택 캠퍼스로 이동해 윤 대통령과 회담을 하는 것은 반도체가 기술 동맹의 축이고 한국과 삼성이 그 중심에 있다는 의미”라며 “삼성 평택 캠퍼스 선언은 앞으로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늦게 한국에 도착하는 즉시 평택 캠퍼스로 이동한다. 이 자리에서 양국이 미래 산업과 신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합승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역시 양국이 기술 동맹으로 나아가는 비전을 담은 짧은 연설을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평택 캠퍼스 4공장에 양국 기술 동맹의 상징인 메모리반도체 라인과 파운드리(위탁 생산)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

외교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후 첫 방문지로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택했고 의지가 강해 그 일정이 관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두 정상의 연설은 한미가 글로벌 전략을 함께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확대된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