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일반 대중은 부담스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영국의 수학자인 이언 스튜어트 워릭대 명예교수는 신간 ‘수학의 이유’에서 “약간의 수학적 마법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빨리 바꿔놓는지 볼 때마다 놀랍다”고 말한다. 그 쓸모가 일상에서 잘 와닿지 않는 탓에 많은 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지만, 수학은 여러 모로 우리 세계를 지탱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지난 2012년 영국에서 실시했던 수학 연구에 따른 경제적 이득을 측정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한다. 조사 당시 순수수학, 응용수학, 통계학, 컴퓨터 과학 등 수학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약 280만 명이었는데, 수학이 영국의 경제에 기여한 금액은 2080억 파운드(약 330조 원)였다. 수학에 종사하는 10%가 국가 경제의 16%에 기여한 셈이다.

책은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여러 곳에 수학이 숨어 있음을 소개한다. 대표적 이미지파일인 JPG는 이미지의 원 데이터에서 5단계의 수학적 변환을 통해 중복된 부분을 제거하는 식으로 압축을 하는데, 여기에 이산 푸리에 변환과 대수학, 부호 이론이 쓰인다.

수학공식은 처음 만들어질 때의 목적과 관련 없는 분야에서 핵심 도구로 기능하기도 한다. 아일랜드 수학자 해밀턴이 약 175년 전 복소수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사원수’는 세월이 흘러 컴퓨터그래픽 분야에서 3차원 공간 내 회전의 효과를 계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독일 수학자 오일러가 퍼즐 풀이 과정에서 완성했던 그래프 이론은 신장 기증자와 수혜자를 연결하는데 쓰이고 있다. 1만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