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 열린다…다시 닻 올리는 크루즈산업

부산, 2026년 관광객 30만명 목표
크루즈특구 지정, 선사 설립 추진
충남, 대산항에 크루즈선 유치 나서
인천도 전문인력 양성사업 박차



코로나19 확산세가 전 세계적으로 주춤하는 것에 맞춰 국내 지자체들이 관광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크루즈선 유치를 위한 마케팅과 관련 산업 육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크루즈선 입국자는 2019년 한해에만 27만명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크루즈선 입항 전면 금지로 2020년부터 지금까지 입항 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1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시는 최근 2026년 크루즈 관광객 30만명 유치를 목표로 내걸고 ‘크루즈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이번 계획에 따라 부산시는 크루즈특구를 지정해 국적 크루즈 선사 설립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국적 크루즈 선사가 없어 외국 크루즈 선사에 의존하는 파생적 시장 구조를 극복하겠다는 방안이다.


이번 계획은 부산항을 모항으로 하는 국적 크루즈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 감면과 보조금 지급 등 인센티브를 내걸어 크루즈특구 내 크루즈 선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관광진흥개발기금 조성, 친환경 선박 도입, 선박 구매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국적 크루즈선 도입을 모색하고 정책자금이 적극 활용되도록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특히 공적 자금과 민간 재원이 함께 투입되는 민간 합작 투자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주변의 시설 투자를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내 여행사의 크루즈 연계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을 지원하고 ‘부산 크루즈 페스티벌’ 개최를 통한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해 국내외 크루즈 신규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부산시 16개 구·군의 다양한 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기항 관광 프로그램과 1일 크루즈 교통상품도 개발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환동해 북방·남방 크루즈 항로 개척, 월드 크루즈 준모항 유치, 연안 크루즈 활성화 등으로 국내외 크루즈 신규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크루즈선 특성에 맞는 방역체계를 구축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청남도도 서산시 대산항을 중심으로 크루즈선 유치에 나섰다. 충남 유일의 국제항인 대산항을 연계해 내년부터 연간 1∼4회 정도의 크루즈선 기항을 목표로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 중이다. 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등 크루즈 인프라와 해미국제성지 등 우수 관광자원이 두루 분포해 있는 점을 앞세워 크루즈선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인천시는 본격적인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앞두고 크루즈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취업 준비생·여행사 직원·영화국제관광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크루즈 관광산업 실무와 여행사 대상 크루즈 관광상품 마케팅 등을 교육하는 방식이다. 인천시는 교육 수료생에게 크루즈 승선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관련 분야 취업도 지원할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넘게 끊겼던 크루즈 입항도 올해를 기점으로 정상화될 전망이다. 올 하반기 해양수산부와 질병관리청이 크루즈 입항 재개를 승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 지자체들은 글로벌 선사의 크루즈 운항 재개에 맞춰 다양한 체험 관광 상품과 기항지의 매력을 담은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먼저 인천에 올 10월 미국 오세아니아 국적의 3만t급 크루즈선 레가타호가 입항한다. 내년 3∼10월에는 미국 노르웨지안크루즈라인의과 독일 하팍로이드 등이 운영하는 7척의 크루즈가 인천항 기항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럭셔리 크루즈 선사로 꼽히는 미국 실버시는 2024년까지 부산·인천·속초·여수·제주에 자사 소속 크루즈선을 입항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크루즈선 입항과 크루즈산업 활성화는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며 “선제적으로 크루즈선을 유치할 수 있도록 글로벌 크루즈 선사를 상대로 팸투어 등의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