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린 마스터클래스… 클래식 영재 키운다

[예술, K메디치를 만나다]
금호문화재단,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마스터클래스 열어
펜데믹으로 오랜만에 열린 공개 강의에 청강 열기 높아
악기은행, 영아티스트 등 클래식 지원 사업 꾸준히 진행 중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오른쪽)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 내 스튜디오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호문화재단

“연주하기 되게 어려운 곡인데 잘했어요. 이제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을 다 가르쳐줄게요. 지금은 특별한 모멘트가 있는 부분에서도 너무 직선적이고 안정적이기만 해요.”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 내 스튜디오, 문 바깥으로 연신 학생들을 가르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로, 그는 이날 학생 바이올리니스트를 대상으로 일대일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마스터클래스는 각 분야의 대가가 수준 높은 학생을 상대로 직접 고난도의 강의를 하는 것이다. 공개로 이뤄진 강의라 청강하는 사람들은 연신 악보와 연주를 대조하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김봄소리의 이번 마스터클래스는 그가 지난해 2월 세계적 레이블인 도이체그라모폰의 전속 아티스트로 계약한 후 처음으로 국내에서 하는 강의라 관심을 끌었다. 그는 어떤 부분이 아쉬운지 설명하면서 때로는 바이올린으로 직접 연주하며 차이점을 깨닫게 했다. 매 세션 많은 것을 알려주다 보니 정해진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


마스터클래스가 끝나고 기자와 만난 그는 “유럽에서 마스터클래스를 할 때도 한국 유학생을 만나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을 볼 때마다 정말 잘하고 빠릿빠릿해 가르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간은 정해져 있는 데다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도 아니다 보니 한 번에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그는 “학생의 가능성을 북돋아주거나 안 좋은 버릇 같은 것을 캐치하고 오랫동안 생각하며 할 수 있는 주제를 던져주려 했다”고 말했다. 김봄소리는 학생들에게 연주가 너무 안정적이라고 하는 지적이 인상적이라는 말에 “배우는 과정에서는 경직된 해석으로 연주할 수밖에 없지만 어떤 곡인지 알고 연주해야 하는데 어린 연주자들은 이를 모를 때가 있다”며 “곡의 의도를 먼저 알고 연주했으면 한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오른쪽)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 내 스튜디오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호문화재단

이번 마스터클래스를 주최한 금호문화재단 측은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공연들이 열리지 못하면서 올해 처음 진행한 마스터클래스”라고 전했다. 김봄소리가 재단의 후원을 받아서 현재 사용 중인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어 이번에 마스터클래스를 하게 됐다고 덧붙여 말했다. 재단이 명품 고(古)악기를 구입한 다음 장래가 기대되는 젊은 연주자들에게 무상으로 대여하는 이른바 ‘악기 은행’ 사업으로, 김봄소리가 쓰는 1774년 제작 J B 과다니니 바이올린도 아시아나항공이 구입해 재단에서 대여했다. 1993년부터 시작한 재단의 사업으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조가현 등이 과거 후원을 받았다. 현재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이수빈, 첼리스트 최하영이 임대 수혜자로 선정된 상태다.


또한 총 세 명의 이번 마스터클래스 대상자들은 재단에서 운영하는 금호영재(만 15세 이하)·영아티스트(만 16~26세 음악가)로 선정된 이들 중에서 선발됐다. 금호그룹이 고(故) 박성용 회장 시절부터 클래식에 상당한 애정을 보이고 있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며 신예 음악가 중 재단의 후원을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김선욱·손열음·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고 권혁주, 신지아, 첼리스트 문태국 등이 이 무대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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