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똑같이…'남편 죽이는 법' 작가, 남편 살해 혐의로 재판

이미 남편 사망 보험금 17억8514만 원 수령
거액의 보험금, 기억상실증, 사라진 흉기 등 소설적 요소도 다분

‘남편을 죽이는 방법’의 저자로 실제 남편을 죽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낸시 크램튼 브로피(71). AP연합뉴스

"내가 살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우리 모두 벼랑 끝까지 몰아 붙여졌을 때 충분히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작가 낸시 크램튼 브로피(71)가 본인이 쓴 '남편을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 소설책을 그대로 따라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18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찰은 브로피가 남편 죽인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총기 부품을 따로 사모으며 총으로 남편을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이미 그녀가 남편 사망 며칠 만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타낸 사실도 드러났다.


브로피는 2011년부터 소설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을 온라인 신문에 기고, 연재했다. 이후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마음의 지옥(Hell On The Heart)’, ‘잘못된 경찰관(The Wrong Cop)’ 등 소설 7편을 꾸준히 발표했다.


다만 이번 사건에는 그의 로맨스 추리 소설처럼 거액의 보험금 지급, 기억상실증이라고 주장하는 무일푼의 용의자, 사라진 흉기, 범인을 현행범으로 잡는 감시카메라 등의 추리 소설적 특징을 모두 담고 있다.


브로피는 소설을 쓰기 위해 유령총 키트와 슬라이드, 총열 부품을 샀다고 증언했다. 식탁을 뒤엎는 등 남편에게 학대당하는 여인이 한달에 부품 하나씩을 모아서 총을 완성한다는 소설이었다. 그러나 17일 재판에서 브로피가 "파크랜드 사건 이후에 샀던 총의 슬라이드와 총열을 분해해 봤다"고 시인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지방 검사보 숀 오버스트리트는 증언대에 “집에 이미 총이 있는데 왜 소설을 쓰는데 슬라이드와 총열을 살 필요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브로피는 총 부품이 멋져서 책에 잘 묘사하려고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설을 쓰려고 한 거다. 남편을 죽이려고 산 게 아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브로피는 감시 카메라에 다른 용의자가 등장한다고 언급했다. 사건 현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노숙자와 경찰이 살해현장에 도착했을 때 벽 뒤에 숨어서 가방을 살펴본 남자가 있다고도 했다. 수사관들은 그들을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남편의 지갑과 휴대전화, 자동차 열쇠 모두 그대로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브로피가 돈 때문에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난으로 남편의 퇴직연금계좌에서 대출을 받았는데도, 매달 수백달러에 달하는 돈을 지출해 가며 보험 유지를 위해 사용했다는 것. 브로피의 변호사들은 브로피가 보험 판매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했고, 브로피가 받는 보험금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남편이 숨진 뒤 보험금을 신청해 140만 달러(약 17억8514만 원)를 받았다고 밝혔다.


브로피는 3개월 뒤 살인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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