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청담글로벌도 수요예측 부진…공모가 대폭 낮춰

경쟁률 24.8대 1 그쳐 공모가 28% 내린 6000원
24~25일 KB·대신證서 청약 후 내달 3일 상장

최석주 청담글로벌 대표.

화장품 유통업체인 청담글로벌이 기관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하자 공모가를 대폭 낮추며 상장을 강행하기로 했다. 최근 IPO(기업공개) 시장의 침체 속에 공모가를 당초 제시한 가격 하단보다도 28% 이상 할인하는 승부수를 던져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한 일반 청약에서 흥행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담글로벌은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6000원으로 확정한다고 20일 공시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24.8대 1에 머물면서 당초 제시한 공모가 범위 8400~9600원 보다 훨씬 낮게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 뿐 아니라 공모 주식 수도 634만 1686주에서 507만 3349주로 줄여 공모 규모와 상장 후 시가총액도 당초 목표한 533억 원과 1786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공모가 기준 청담글로벌의 자금 조달 규모는 304억 원이며 시가총액은 1233억 원이다.


청담글로벌은 국내·외 화장품 회사 제품을 매입해 중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징동닷컴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청담글로벌이 유일하게 징동닷컴의 1차 벤더로 이름을 올려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실시간 판매 데이터 및 제품·시간·소비자별 판매 분석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주식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실적 개선세를 앞세워 코스닥 상장에 나섰다. 청담글로벌은 2019년 연결기준 매출 370억 원, 영업이익 11억 원을 기록한 뒤 2020년 매출 770억 원, 영업이익 3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매출 1443억 원, 영업이익 97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7%, 165% 급증했다.


최석주 청담글로벌 대표는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실적을 자신한다” 면서 “(실적 개선세를 고려하면) 공모가는 매우 싸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다소 달랐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긴 하지만 증시 분위기가 좋지 않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이익을 내면서 향후 성장세가 지속될 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한 공모주 투자자는 “작년에 처음 영업이익 50억 원을 넘겼는데 애초 1700억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은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고 지적했다.


한편 청담글로벌은 24~25일 일반 청약을 거쳐 내달 3일 증시에 오른다. 청약은 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공동 주관사인 대신증권(003540)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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