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처음으로 인정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9일(현지시간) 체첸 자치공화국의 수장이자 군벌 세력의 우두머리인 람잔 카디로프가 전날 열린 모스크바 회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전폭적인 지원으로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고 있다"며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용병들이 있는데 이것이 우리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카디로프는 "이는 매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것이 러시아가 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만간 동원령이 발동될 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단결하고 집결해 국가안보를 지켜야 한다"면서도 "아무도 동원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카디로프가 이처럼 공식 석상에서 러시아의 현재 상황을 언급한 것은 그가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오풀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군사력을 손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디로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이후 의용군 형태로 러시아가 주장하는 '특수 군사작전'에 병력을 보내고 있다. 카디로프 군대는 접전지였던 마리우폴에도 대거 투입됐는데, 이 과정에서 정치인 출신인 그의 사촌 아담 델림하노프가 야전 사령관을 맡는 등 난맥상도 지적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처럼 이질적인 인력의 배치가 러시아의 작전에 지장을 초래할 지휘체계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크렘린궁의 군사 전략가인 전직 대령 미하일 호다료녹도 이날 국영방송에 출연해 "상황이 분명히 더 나빠질 것"이라며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는 완전히 정치적 고립 상태이고 세계가 우리에게 등을 돌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연방안전보장회의의 라시드 누르갈리예프 부서기는 주러시아 외국 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특별군사작전'은 완수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탈나치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방어라는 목표를 완전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