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포괄적 전략동맹' 진화 첫발…쿼드 참여 빠진 건 아쉬워"

[한미 정상회담]
■ 외교·경제안보 전문가 평가
IPEF 조기가입, 기업에 호재
공급망 위기 방어책으로 주효
경제안보 공조 대내외에 천명
원전 고위급 회담 구체화 성과
고위급 확장억제협의체 재가동
북핵 대응 수위도 더 긴밀해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평택 연합뉴스





2박 3일에 걸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두고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이 더 진화했고 공고화됐다는 데 입을 모았다.


기존 군사·경제 동맹에 기술 동맹이 더해지면서 포괄적 글로벌 전략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공급망 확보 협조와 원자력 분야 협력 확대 약속은 한국의 경제안보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호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통적인 군사 안보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명실상부한 동맹으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측의 “한국의 쿼드 추가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포괄적 전략동맹 진일보, 기술력 바탕에 주목”=서울경제가 외교·경제·안보 전문가들에게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묻자 한미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나아간 것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데 중지가 모였다.


대통령실은 앞서 포괄적 전략 동맹을 통해 한미 공동 대응 이슈가 원자력·팬데믹·기후변화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포괄적 전략 동맹을 완성한 것까지는 아니라도 굉장히 공고화한 데 대해 점수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반도체 등 강력한 기술력이 포괄적 전략 동맹의 바탕이 됐다는 데 주목했다. 서로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바라볼 때 한국의 특장점은 반도체와 같은 기술력”이라며 “이에 구체적이고 손에 잡히는 성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IPEF 출범 시점부터 가입, 기업에 많은 기회”=한미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협력 약속을 천명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공급망 위기 방어책으로서 IPEF는 주효하다는 이유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본부장은 “IPEF 가입은 지금처럼 공급망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기업에 도움이 된다”며 “IPEF에 처음부터 함께하면서 설계에 참여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IPEF 가입과 관련해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보다 경제적 파이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점도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홍 교수는 “미국 외교가에서는 한국이 중국의 압력을 감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며 “이런 모습들이 다른 국가들에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IPEF가 국내 기업에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IPEF에 들어가지 않으면 미국 시장 접근, 기술이전 등 경제적 혜택을 완전히 놓치게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경제안보 공조에 반색…원자력 협력도 성과=기술 동맹을 바탕으로 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도 국익 차원에서 핵심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통령실은 공급망과 원전 수출과 같은 첨단 산업, 기술 협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무역망에서 안보 이슈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과의 협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과의 공조 강화를 대내외에 천명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원 안보 개념을 석유 가스 정도에서 여러가지 광물 공급망 등으로 확장하는 게 현실화됐다”고 진단했다.


한미 원자력 고위급 회담 재개 등으로 원자력 협력을 구체화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원전 수출 활성화는 국내 원전 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과 미국의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자력발전 등은 장기 프로젝트라서 양국 교류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문제 보는 방향 같아…전통 동맹 강화=군사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는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미국과 미세한 이견이 드러났다면 이번에는 군사 도발은 물론 인도적 지원에서도 한목소리를 내는 모양새였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군사 안보, 북한 문제 동맹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대목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한미가 북한 군사 도발이나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해 바라보는 방향이 같았다”며 “북핵 문제에서 완벽한 공조를 보여주는 등 명실상부한 동맹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등 북핵 대응 수위가 더욱 긴밀해졌다는 점에 의미를 둔 전문가도 있었다. 북한이 핵을 고도화·다종화하는 상황에서 EDSCG를 통해 전술핵 등과 같은 전략 자산 전개를 논의할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EDSGC를 정상 운영하겠다고 한 약속은 굉장히 크다”며 “핵 전략 자산들을 어떻게 사용할지 앞으로 양국 간 논의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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