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 ⅓이 두 자릿수 물가상승…EU는 '푸틴플레이션'과 싸움중

러 인접·에너지의존 높을수록 타격
최고 상승국은 터키…전년比 7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물가 급등, 이른바 ‘푸틴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푸틴플레이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다.


FT는 EU 27개 회원국 중 3분의 1의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며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내 최고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터키로 터키의 4월 물가는 리라화 가치 폭락까지 더해져 전년 대비 70.0%나 뛰었다. 같은 달 에스토니아 물가 상승률도 18.8%를 기록해 1996년 10월(20.1%) 이후 25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거의 모든 에너지를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리투아니아는 16.8%, 에너지 사용량의 절반을 러시아로부터 들여오는 슬로바키아와 그리스는 각각 11.7%, 10.2%를 나타냈다. 이 외에 우크라이나 16.4%, 폴란드 12.4% 등이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물가 급등이 ‘푸틴플레이션’ 탓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반면 스위스의 4월 물가 상승률은 2.5%로 EU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FT는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 속에 스위스프랑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가치가 올랐고 결국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한 국가의 화폐 가치가 올라가면 수입 비용이 줄어 물가 안정에 도움을 준다. 또 화석연료보다 수력·원자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하는 ‘에너지믹스’ 정책을 편 것도 주요 원인이다. 아울러 스위스 물가는 최근의 글로벌 물가 급등 이전에 이미 크게 올랐기 때문에 최근의 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FT는 분석했다.


한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BBC에 “각국 정부는 빈곤한 사람들의 식료품·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을 줄 필요가 있다”며 “빈곤층에 정교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보조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조금 지급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설계해 돈이 꼭 필요한 계층에 직접적으로 지원해 재정 누수를 막고 효과는 극대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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