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발 이후 2년간 전 세계에서 30시간마다 억만장자가 새롭게 탄생하는 사이 극빈층은 100만 명씩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 시간) CNBC는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22~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맞춰 이 같은 내용의 ‘고통으로 얻는 이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보도했다. 옥스팜은 2014년부터 매년 다보스포럼 때마다 불평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해왔다.
이에 따르면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올 3월까지 전 세계에서 억만장자 573명이 새롭게 배출돼 총 억만장자 수는 2668명이 됐다. 시간 단위로 환산하면 30시간마다 억만장자가 1명씩 늘어난 꼴이다. 보고서는 2년간 불어난 억만장자의 자산이 과거 23년간의 증가분보다 많으며 이들의 총자산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4.4%에서 13.9%로 4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로 식품·에너지 부문이 돈을 쓸어 담았다. 식품·에너지 분야에 종사하는 억만장자의 재산은 2년간 4530억 달러(약 573조 원)나 불어났다. 세계 10대 부자가 소유한 자산은 하위 40%인 31억 인구가 가진 것보다 많았다.
반면 빈곤층의 상황은 크게 악화했다. 옥스팜은 팬데믹으로 인한 불평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식품 가격 급등으로 2년간 2억 6300만 명이 극빈층으로 전락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33시간마다 100만 명이 극빈층으로 추락한 셈이다.
한편 ‘전환기의 역사:정부 정책과 기업 전략’이라는 주제로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공급망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포럼에 참석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러시아의 침공이 우리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성장률을 낮췄으며 물가를 끌어올렸다”며 “세계 경제가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시험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를 더 가난하고 위험하게 만들 지리경제적 분열의 세력에 굴복하지 말라”며 모든 국가가 무역 장벽을 낮추고 부채 위기에 처한 나라를 돕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