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LFP 양산 검토…SK온은 각형 개발 속도 [뒷북비즈]

■K배터리 '제품 다양화' 시동
LG엔솔, 저가형 모델 양산 눈앞
美 ESS 시장 수요 증가에 대응
각형 라인업 확대하는 SK온
BMW 등 글로벌 브랜드 공략

LG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신제품 ‘TR 1300’ 랙.


국내 배터리 셀 3사가 수요처 확대에 발맞춰 배터리 제품군의 다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엔솔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년부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며 SK온은 여러 완성차 업체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각형 배터리 개발을 마쳤다. 삼성SDI(006400)는 보급형 제품으로 망간 비중을 높인 배터리를 만들 방침이다.


2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내년 10월부터 표준 크기의 LFP 배터리 셀을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ees 유럽 2022’ 전시회에선 ESS용 LFP 배터리도 공개했다. LG엔솔은 LFP 배터리에 파우치 방식을 적용했다. 중국이 독점하는 각형 위주의 LFP 배터리 시장에서 파우치형 배터리로 승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 ESS 배터리 신제품 'TR 1300' 랙


LG엔솔이 LFP 배터리를 양산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미국에서 태양광 발전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태양광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ESS 설비 설치 규모도 대폭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ESS 시장 규모는 55억달러(약 6조9542억원)로 전년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ESS에는 다량의 배터리가 들어가는데 LG엔솔은 기존 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이 낮은 LFP 배터리로 시장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대규모 ESS를 직접 구축하고 사후 관리하는 ESS 시스템 통합(SI)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올해 초 미국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이 테슬라에 전기차는 물론 ESS용 배터리도 공급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LFP 배터리를 양산함으로써 테슬라와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SK온은 각형 배터리 양산을 검토 중이다. SK온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이달 초 열린 미국 기관투자가와의 기업설명회에서 각형 배터리 개발을 내부적으로 완료했으며 상업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양산하는 SK온은 폭스바겐을 비롯한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에 맞춰 각형 배터리도 개발해왔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에 셀을 넣어 외부 충격에 강한 것이 특징이며 포드·폭스바겐·스텔란티스·BMW·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사용 중이다.


삼성SDI는 보급형 제품으로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은 ‘망간리치’ 배터리를 만드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중저가 보급형 시장에서 LFP 배터리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LFP 배터리 대신 망간 비중을 높인 배터리로 원가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며 배터리 공급을 늘리는 데에도 빠듯한 게 현실이지만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로봇, 비행체 등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배터리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시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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