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더 오른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 3.3%…9년 7개월 만에 최고

향후 1년 뒤 물가 전망 0.2%p 올라
6% 넘게 오른다 답변도 0.9%p 상승
소비자심리지수도 고물가에 1.2p 하락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앞으로 1년 뒤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 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2%로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자재 가격에 기름값까지 실생활에서 사는 것들이 비싸진 만큼 체감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가계 등 경제주체의 물가 불안 심리 확산이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2차 파급효과가 발생하면 인플레이션을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5월 기대인플레이션은 3.3%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 인식은 3.4%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물가 인식은 2013년 1월(3.4%) 이후 9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응답분포를 살펴보면 6% 이상이라고 답변한 비중이 8.3%에서 9.2%로 0.9%포인트 올랐다. 5~6%라는 응답 비율도 7.3%에서 8.1%로 0.8%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에 대한 응답 비중도 석유류 제품이 4.4%포인트 감소한 반면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이 각각 1.7%포인트, 1.6%포인트 상승했다. 물가가 더 다양한 영역에서 크게 오를 것으로 보는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밀가루나 팜유 가격이 오른다는 등 물가 관련 뉴스가 많아졌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길어질 것으로 보면서 체감물가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공공요금이나 공업제품, 식자재 등 물가가 높다고 느껴지다 보니 불안 요인도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이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며 “물가나 집값 등이 변곡점에 있는 만큼 기대심리를 눌러 놓을 필요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우려에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2.6으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에도 물가 상승세 지속,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영향으로 악화됐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금리 수준 전망 CSI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대와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역대 가장 높은 146을 기록했다. 주택 가격 전망 CSI는 111로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에 따른 공급 증가 기대로 집값이 더 오른다는 심리가 한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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