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현대자동차·롯데·한화그룹이 윤석열 정부 5년간 총 588조 원을 미래 준비에 쏟겠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민간 주도 성장으로 경제 반등을 꾀하겠다는 새 정부의 철학에 통 큰 투자로 화답한 것이다. 대기업들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위기일 때 공격적으로 투자한다’는 경영 원칙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4일 ‘역동적 혁신 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향후 5년간 한국과 해외에 총 450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정부 5년간의 투자 규모보다 30%(약 120조 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특히 국내 투자 규모만 지난 5년보다 40%(약 110조 원) 더 늘린 360조 원으로 잡았다. 반도체·바이오 등 2대 첨단 산업, 신성장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신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5년간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 등에서 8만 명의 청년을 채용하기로 했다. 스마트공장 지원 고도화, 협력 회사 상생 프로그램 강화 등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에도 힘을 싣는다.
현대차(005380)그룹은 현대자동차·기아(000270)·현대모비스(012330) 등 3사를 주축으로 전동화·친환경, 신기술·신사업,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등에 2025년까지 국내에만 6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대미 투자 전략을 공개한 데 이어 국내 투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전동화·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16조 2000억 원,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서비스 향상에 38조 원을 각각 투입한다.
롯데그룹도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5년간 국내 사업에 37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신성장 테마인 헬스앤드웰니스와 모빌리티, 지속 가능성 부문을 포함해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투자를 집중한다.
한화그룹 역시 2026년까지 에너지, 탄소 중립, 방산·우주항공 등의 분야에 총 37조 6000억 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국내에만 20조 원이 투하되며 이를 통해 2만 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5대 그룹 총수는 25일 대통령실에서 열리는 중소기업중앙회 출범 6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과 재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