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암호화폐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 폭락으로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책임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권도형(사진) 테라폼랩스 대표가 올린 재건안이 통과됐다.
25일 블록체인 지갑 사이트 ‘테라 스테이션’에 따르면 루나 개발자 권 대표가 투표에 부친 ‘테라 네트워크 재건안’은 이날 오후 8시 17분께 찬성 65.50%(약 2억 40만표)로 통과됐다. 투표율은 총 83.27%(약 3억 598만표)로 반대 및 기권 득표율은 각각 0.33%, 20.98%를 기록했다. 거부권 행사율이 33.4%를 넘으면 정족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투표가 부결되지만 13.20%만이 비토권을 행사했다.
앞서 권 대표는 지난 17일 테라 블록체인 프로토콜 토론방 ‘테라 리서치 포럼’에 ‘하드 포크(Hard Fork)’를 골자로 하는 ‘테라 생태계 재건 계획2’를 제안한 바 있다. 하드 포크란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복사·보완해 새 체인 ‘테라 2.0’을 구축하는 것을 가리킨다. 권 대표는 하드 포크 진행 시 이번에 문제가 된 스테이블 코인을 제외하고 새롭게 발행되는 루나를 커뮤니티 회원 및 기존 루나 보유자 등에 배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의 이 같은 계획안은 커뮤니티 내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새 체인이 만들어지면 기존 루나가 담긴 체인은 별 다른 회생 계획 없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새 루나가 발행되면 그 분배가 일명 ‘고래’라고 불리는 대형 투자자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소액 투자자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루나 보유량에 비례해 거버넌스 투표권이 분배되는 방식에 따라 소액 투자자들은 대형 투자자와의 투표권 대결에서 밀려났다.
실제 투표 초반부터 찬성으로 표가 몰리면서 권 대표는 이미 ‘테라 2.0’ 구축에 돌입한 상태다. 권 대표는 18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새 테라 체인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거래소(DEX) ‘피닉스 파이낸스’ 게시글을 공유했다. 피닉스 파이낸스는 24일 트위터에 “팀원 중 테라폼랩스 출신은 없다”며 신뢰를 호소하는 한편 “탈중앙화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혁신을 자랑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권 대표는 이르면 오는 27일께 새 체인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