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혈액질환 앓던 30대 말기 신부전 환자, 어머니 신장이식 받고 새 삶 [헬시타임]

서울성모병원 신장이식팀, 가톨릭혈액병원과 협력해 신장이식수술 성공
X연쇄 혈소판감소증으로 합병증 위험 높았던 김모씨, 1개월째 안정 유지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 혈관·이식외과 박순철 교수, 소아청소년과 이재욱 교수.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난치성 혈액질환을 앓고 있는 30대 말기 신부전 환자가 불가능할 것 같던 신장이식수술에 성공하고 새 출발을 준비 중이다.


서울성모병원은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과 가톨릭혈액병원 진료팀이 난치성 혈액질환을 앓고 있는 말기 신부전 환자 김 모 씨(32·남)에게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1개월 째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김 씨는 'X연쇄 혈소판감소증(X-linked thrombocytopenia)'이라는 난치성 혈액질환을 앓아왔다. X연쇄 혈소판감소증은 유전성 면역결핍 질환의 일종이다. 비정상적 면역글로불린 생산과 T세포의 기능 부전, 혈소판 감소 등이 특징이다. 김 씨와 같이 말기 신부전이 동반된 경우 혈소판 감소나 면역세포 기능 부전으로 인한 출혈 경향, 면역기능 저하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건강한 공여자로부터 신장을 이식 받으면 신기능 회복 뿐 아니라 혈액질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식수술 후 출혈 또는 감염성 합병증 우려로 인해 선뜻 시도하기 어렵다.


신장내과 양철우·정병하 교수, 혈관·이식외과 윤상섭·박순철 교수로 이뤄진 서울성모병원 신장이식팀은 가톨릭혈액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재욱 교수팀과 함께 긴밀한 협진 체계를 구축하고 김 씨의 기저질환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다. 신장이식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자 수술 전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해 혈소판 수를 안정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4월 13일 어머니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은 김씨는 별다른 합병증 없이 회복 중이다. 이식 후 1개월이 경과한 현재신장 기능은 물론, 혈소판 등 혈액검사도 안정을 유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이식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순철 혈관·이식외과 교수는 “서울성모병원을 대표하는 장기이식센터와 가톨릭혈액병원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난치성 혈액질환이 있는 환자도 신장이식팀과 진료팀 간 긴밀한 협진을 토대로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해 안전하게 신장이식을 시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은 지난 1969년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에 성공한 이래 국내 이식수술을 선도하고 있다. 가톨릭혈액병원은 1983년 국내 첫 조혈모세포이식에 성공했다. 오랜 노하우와 긴밀한 협력체계가 구축되며 △급성 백혈병과 만성 신부전 동시 치료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에서의 조혈모세포와 신장 동시 이식 등 난치성 혈액질환과 신장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 고난도 치료를 성공적으로 시행하는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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