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대선에 이어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도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성별’과 ‘세대’ 간 팽팽한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 출신인 김은혜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전 대선 후보와 단일화로 손을 맞잡았던 김동연 후보가 나서면서 ‘대선 연장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 지난 대선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본거지인 만큼 권역별 지지율 격차도 뚜렷했다. 성남시가 위치한 남동내륙권(성남·이천·광주·하남·여주)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김동연 후보에 13.2%포인트 차이로 우위를 점한 모습이다.
26일 서울경제가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24~25일 실시한 경기 지역 여론조사에 따르면 3월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찍은 투표자 중 79.4%는 김은혜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보수 무소속 강용석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율도 3.7%를 기록해 표가 분산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당시 이 전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김동연 후보를 지지한다고 대답한 유권자는 82.4%로 비교적 높았다. 심상정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상당수인 40.2%는 김동연 후보에 지지를 보내 김은혜 후보(24.5%)를 훌쩍 앞섰다.
‘세대’와 ‘성별’ 간 대결은 지난 대선에서도 두드러졌던 특징이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계양을에 출마한 이 전 후보의 ‘개딸’들로 대표되는 ‘여성’ 표심은 김동연 후보에게 쏠렸다. 김동연 후보는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45.0%의 지지를 얻어 김은혜 후보(38.2%)를 크게 앞섰다. 반면 ‘이대남’으로 대표되는 남성 유권자들의 46.8%는 김은혜 후보에게 마음을 줬다. 김동연 후보를 지지하는 남성 유권자는 37.1%에 불과해 차이가 벌어졌다.
세대별 지지도 역시 지난 대선에서의 결과를 그대로 옮겨왔다. 이 전 후보의 주요 지지층이었던 40대는 과반이 넘는 56.1%가 김동연 후보를 지지했다. 김동연 후보는 젊은 층인 만 18세 이상 20대(36.3% 대 29.3%), 30대(45.2% 대 37.7%), 50대(46.7% 대 44.4%)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60대와 70대 이상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70대 이상에서는 72.6%가 김은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60대 지지율도 59.4%에 달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만큼 60대, 70대 이상에서 강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도 각각 3.7%, 4.2%에 달했다.
후보별 공약은 권역별 민심을 갈랐다. 김은혜 후보가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과 함께 재건축과 초과이익환수 제도 완화를 내걸면서 남동내륙권(48.1%)과 남부외곽권(안산·평택·화성·안성·오산·43.5%)에서 김동연 후보를 앞질렀다. 또 분도를 통한 북부 지역 개발을 강조하면서 북부내륙권(양평·의정부·남양주·구리·포천·양주·동두천·가평·연천·46.0%), 북서해안권(김포·고양·파주·43.3%) 등에서도 높은 지지를 얻었다. 윤석열 정부를 내세워 ‘강한 여당 후보’를 강조한 것이 정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동연 후보는 총장을 역임했던 아주대가 있는 남부중심권(수원·용인), 남서해안권(부천·안양·광명·시흥·군포·의왕·과천)에서 각각 47.0%와 44.7%의 지지율로 김은혜 후보를 앞질렀다.
이번 조사는 경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통신 3사 가입자 리스트 무작위 추출을 활용한 가상 무선(10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5.3%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