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다음 주부터 금융감독원에 대한 현장 감사에 돌입한다. 최근 우리은행 직원의 600억 원대 대규모 횡령 사건에서 지적된 금감원의 검사 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현미경을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에 대한 기관 운영 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 산업금융3과는 사전 서면 감사를 마무리하고 이달 30일부터 7월 5일까지 한 달여 동안 실지감사(현장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지 감사는 영업일 기준 20일로 예정됐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감사원의 기관 운영 감사는 인사·예산·회계 등 조직 전반을 점검하는 정기 감사다. 감사원이 금감원을 대상으로 기관 운영 감사에 나선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감사원은 금감원의 방만 경영과 채용 비리를 들춰낸 바 있다.
감사원은 이번 실지감사의 목적에 대해 ‘금감원의 효율성 제고 및 행정상 개선 유도’라고 알렸다. 금융권은 감사원이 검사 감독 체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달 27일 우리은행 직원이 2012년부터 6년에 걸쳐 회삿돈 614억 원을 빼돌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는데 이 기간 금감원이 우리은행에 대해 11차례나 검사를 벌이고도 적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 감사를 앞두고 감사원은 금감원에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 사건 관련 자료 등을 집중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감원은 27일 종료 예정이던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 검사 일정을 약 2주간 추가 연장한다. 사안을 보고받은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8일 수시 검사에 긴급 착수해 이번이 세 번째 연장이다. 이로써 누적 검사 기간은 한 달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정기 검사(옛 종합검사)와 맞먹는 수준이다. 금감원이 우리은행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