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가 2026년까지 국내에 총 106조 원을 투자해 배터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미래 성장 분야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다. 국내에 최첨단 고부가 생산, 연구개발(R&D) 핵심 기지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LG는 26일 공개한 중장기 국내 투자·채용 계획을 통해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향후 글로벌공급망(GVC) 대응 등을 위해 해외 투자를 늘리게 되더라도 총 투자액 중 상당한 비중을 국내에 투자해 최첨단 고부가 핵심 기지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LG의 향후 5년간 투자 규모는 총 106조 원에 달한다. 투자금은 최첨단 고부가 생산 시설 확충,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입된다. 특히 최첨단 미래 성장 분야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8조 원(45.3%)을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전체 투자액의 40%가량인 43조 원을 배터리, 배터리 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데이터, 친환경 클린테크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집행한다.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선제 투자를 강화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 가전, TV, 화학, 정보기술(IT), 통신 등 기존 주력 사업에서는 지속, 과감한 투자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지켜나갈 방침이다.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는 단일 분야에서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 5년간 10조 원 이상을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선두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충북 오창 공장에 추가 투자를 단행해 원통형 배터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차세대 전지 개발, 자원 선순환 시스템 구축, 배터리 생애 주기(BaaS) 플랫폼 사업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LG화학(051910)은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양극재, 분리막, 탄소 나노 튜브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 2026년까지 1조 7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경북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기술력·시장성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 합작회사(JV·조인트벤처)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다른 미래 핵심 사업인 AI·데이터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3조 6000억 원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2020년 그룹의 AI 연구 허브로 설립된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 등 관련 R&D에 집중할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1조 5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LG화학은 세포 치료제 등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한편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M&A·JV 설립 추진과 함께 융복합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차세대 첨단 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한다.

이 밖에 생분해성 플라스틱,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에도 5년간 1조 8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생분해성 고분자 플라스틱 등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에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폐플라스틱 재활용 역량 강화 등 신규 사업 기회도 엿보고 있다.

LG는 이 같은 주력 사업, 미래 성장 사업의 집중 투자를 통해 2026년까지 매년 1만 명씩 총 5만 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 특히 신규 첨단 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3년간 R&D 분야에서만 3000명 이상을 채용할 방침이다. 협력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1조 2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상생 협력 방안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문가를 파견해 스마트공장 구축을 돕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 지원도 강화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번 투자 계획을 포함한 계열사별 중장기 사업 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미래 준비에 대한 점검을 위해 30일부터 약 한 달간 상반기 전략 보고회를 실시한다. 구 회장과 계열사 경영진이 참여하는 전략 보고회에서는 전략 방향 점검과 고객 가치에 기반한 미래 준비를 위해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며 “한국을 최첨단 고부가 제품 생산 기지 및 R&D 핵심 기지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