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집중 공세를 가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국제 협약으로 사용이 금지된 ‘악마의 무기’ 진공 폭탄을 쏟아 붓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최근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州) 노보미카일리우카 지역에 대해 진공폭탄 공격을 실시하는 모습을 담은 항공 영상을 공개했다. 영국 일간 더선과 미국 CBS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진공폭탄 공격에 TOS-1A 다연장 로켓발사기를 사용했다.
진공폭탄의 정식 명칭은 ‘열압력탄’이다.
열압력탄은 가연성 액체나 분말 가루가 담긴 연료통 1개, 폭탄 2개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폭탄이 터지면서 연료통에 담긴 연료가 분산되고, 두 번째 폭탄이 터지면서 공중으로 퍼진 연료를 폭발시킨다. 구름처럼 번진 연료가 폭발할 때 주변 산소를 빨아들이면서 열과 압력이 높아지는데 이는 사람의 내부 장기까지 손상시킨다.
이 때문에 열압력탄은 비윤리적인 대량살상무기로 간주되고 있다.
앞서 1980년대 옛 소련이 아프가니스탄 동굴에 숨은 반소련 이슬람 반군 무자헤딘을 열압력탄으로 공격했는데, 이때 큰 충격을 받은 무자헤딘은 열압력탄에 ‘악마의 무기’라는 별명을 붙였다. 일부에서는 핵폭탄을 제외한 무기 중 가장 치명적인 무기라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따라 열압력탄으로 민간인을 직접 겨냥하면 제네바협약 위반이다.
드미트로 치비츠키 수미 지역 행정장관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진공폭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육군 기지가 파괴됐고, 이 과정에서 군인 7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